북한 청년들, 험지 진출 자원?… “함남서만 180명 탄원 강요”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9일 “수천 명의 남녀 청년들이 사회주의농촌과 금속, 석탄, 채취공업 부문을 비롯한 인민경제의 주요 전구들로 용약 진출했다”라고 보도했다. 북한은 최근 자원해서 험지로 가는 청년들을 미덕으로 삼아 적극 선전하고 있다. 사진은 북한 황해북도 청년들이 이동하는 모습.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매체가 전국의 수천 명의 청년이 협동농장과 탄광, 광산에 자발적으로 진출했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했지만, 대체로 정작 자원이 아닌 강요로 인해 험지에 배치됐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황해남도 소식통은 20일 데일리NK에 “지난 1일부터 (당국의) 지시에 따라 황해남도 시와 군들에서 어렵고 힘든 부문 진출에 대한 탄원사업이 진행됐다”면서 “이에 180여 명(만17세 이상)의 남녀 청년들이 탄원을 강요당했다”고 전했다.

여기서 탄원은 북한에서 ‘스스로 청원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일례로 학생이나 청년들이 자원 입대나 험지 배치를 탄원했다고 당국은 주장해왔다.

그러나 이른바 탄원 사업은 북한 당국의 정책에 따라 강요 방식으로 진행돼왔다. 이번 농촌, 탄광 탄원도 지난달 29일 개최된 청년동맹 제10차대회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보낸 서한에서 출발했다.

김 위원장은 당시 ’혁명의 새 승리를 향한 역사적 진군에서 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의 위력을 힘있게 떨치라‘라고 했고, 이에 황해남도 도당위원회는 지난 1일 각 시와 군에 최대한 인원을 보장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해주시와 재룡군, 과일군, 신원군을 비롯한 10여 개의 군에서는 만 17~29세까지의 청년들을 대상으로 일종의 모집 사업에 돌입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가정형편과 건강상의 이유로 진출을 거부한 경우도 있었지만, 과거 경력이나 토대를 따지며 협박을 가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지금 청년들 중 누가 농촌이나 광산으로 가서 농사를 짓고 광석을 캐겠다고 하겠는가”면서 “때문에 이번 탄원사업은 강제성을 띌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쌀 생산기지인 재룡군, 청단군, 은율군 등과 같은 지역에는 올해 농사에 동원될 인력이 형편없이 부족한 실정이다”면서 “이를 파악한 정부가 대책으로 청년들을 어려운 부문에 탄원사업을 조직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특히 소식통은 부유하거나 권력이 있는 집안의 자녀들은 이번 탄업사업에서 제외됐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이 직접 ‘솔선수범’을 강조하고 있지만, 현지에서는 제대로 적용되지 않는 모습이 재차 포착된 셈이다.

한편, 청년들 험지 배치 등을 통해 경제난 극복에 나서고 있지만, 성공적 결론을 도출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소식통은 “농장의 경우 인력도 부족하지만 식량과 농기계 및 연유(燃油)가 더 절실하다”면서 “강요에 의한 인력 보충으로 지금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