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적화 통일’ 포기?… “오히려 대남 공작 인원 확충”

문서 위조 전문 314연락소 1200→3000명으로...소식통 “南 혁명은 중핵적인 사업”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월 10일 제8차 당 대회 5일 차 회의가 전날 열렸다고 전했다. 신문은 “위대한 김일성-김정일주의 당으로서의 당의 사명, 투쟁강령을 뚜렷이 명시하고 당 조직과 당원들이 준수하여야 할 행동준칙과 활동 방식, 규범들을 수정 보충한 당규약 개정안의 내용들을 연구하였다”라며 “셋째 의정에 대한 결정서 ‘당규약 개정에 대하여’를 전원일치로 채택하였다”라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8차 당(黨)대회에서 개정된 북한 노동당 규약이 최근 공개되면서 ‘적화 통일 포기’라는 해석이 제기되고 있지만, 정작 내부에서는 대남(對南) 공작 인원을 확충하는 등 오히려 관련 작업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9일 데일리NK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말 중앙당 문화교류국 산하 314연락소를 확대·개편했다. 특이한 점은 인력을 기존 1200명에서 3000명으로 늘렸다.

여기서 314연락소는 여권 위조를 중심으로 남한 자료 및 공작 장비 연구·조달을 담당하는 전문 기술기관이다.

때문에 이번 314연락소 인원 확충을 두고 내부에서는 “당에서 얼마나 남조선(남한) 혁명과 우리민족끼리의 조국통일을 중핵적인 사업에 두고 있는지 알 수 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소식통은 “문화교류국 소속 다른 연락소의 인원도 지속 확충할 계획”이라면서 “적화통일은 민족 최대의 과업이라는 것이 당의 방침인 셈”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어 “당에서는 두 동강 난 조국을 후대에 물려줄 수 없다고 하고 있다”면서 “외세의 간섭 없이 우리민족끼리 분단된 조국을 통일해야 한다는 일념에는 변함이 없다는 교양도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에서 ‘우리민족끼리’는 “공화국 정부(북한)를 지지·찬동하는 남조선과 해외의 모든 혁명적이고 애국적 력량(역량)과 함께 한다”는 의미다. 친북 인사 포섭 및 세력 확대를 꾀한다는 의미다.

특히 이번 연락소 개편 과정에서 김일성 시대의 대남 공작 사업을 본받아 구체적이고 더욱 세밀하게 조직할 데 대한 당의 방침도 있었다고 한다.

소식통은 “장군님(김정일) 때는 자금이 부족해서 남조선 혁명을 포기하다시피 했는데 이제는 수령님(김일성) 때 방식대로 하겠다는 것”이라면서 “개편 작업이 완료한 후 대남 공작에 관한 업무를 대대적으로 시작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는 “향후 핵무력 완성의 토대를 확고히 하면서 이에 근거한 남조선 혁명 적화통일에 힘을 더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북한은 지난 1월 당 규약을 개정하면서 “우리민족끼리”라는 표현과 더불어 “전국적 범위에서 민족해방 민주주의 혁명의 과업을 수행”한다는 내용을 규약에서 없애기도 했다.

이에 남한 내 일각에서는 ‘적화 통일’을 포기했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이와 관련 소식통은 “예전에는 남조선 세력과 함께 하는 데 방점을 뒀다면 이제는 핵보유국이라는 든든한 토대 위에서 혁명을 완수하겠다는 의지를 더 강조하고자 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조선신보도 지난 7일 “당 규약 서문의 조국 통일을 위한 투쟁 과업 부분에는 강력한 국방력으로 군사적 위협들을 제압하여 조선반도(한반도)의 안정과 평화적 환경을 수호한다는 데 대해 명백히 밝혔다”며 “자체의 힘으로 평화를 보장하고 조국 통일을 앞당기려는 당의 확고부동한 입장이 바로 여기 반영돼 있다”고 지적했다.


※문화교류국=간첩(공작원) 남파, 공작원 교육, 한국 내 고정간첩 관리, 지하당 구축 공작, 해외공작 등을 담당하는 노동당 전문 정보기관. 노동당 대외연락부(2016년 4월 개칭)의 후신으로 현재 북한 내에서는 대남 정보기구 가운데 가장 오래된 부서다.

명목상 통일전선부 산하 기관으로 돼있지만, 실제로는 중앙당의 직접 지시를 받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