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읽기] 코로나 없다는데…방학·거리두기는 20일까지 연장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주재 하에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회의가 4월 11일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진행됐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북한은 여전히 확진자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데일리NK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북한 당국은 감염이 발생을 염려하여 강력한 물리적 거리두기를 5월 20일까지 연장한다고 주민들에게 포치(지시)했다. 또한 주민들에게 모임·시장 활동·행사·여행을 최대한 자제할 것을 강조하고 통제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앞서 북한은 고급중학교(고등학교) 1, 2학년과 초급중학교(중학교), 소학교(초등학교), 유치원, 탁아소를 대상으로 5월 20일까지 방학을 재연장하는 조치를 각 학교에 하달한 바 있다. (▶관련 기사 바로 가기 : 北, ‘순차 개학 카드’ 꺼냈다… “대학생·고3 17일부터 수업 시작”)

북한에서 방학과 거리 두기 연장은 사실 상당히 중요한 문제다. 이런 상태라면 연례행사로 진행하던 ‘모내기 총동원’도 불가능하다는 말이 나온다. 북한 경제에서 농업생산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모내기는 1년 농사의 운명을 결정하는 중요한 과제이기 때문에 북한은 일명 ‘모내기 전투’에 전국민을 동원한다.

현재 북한은 코로나19를 노동당 정치국 회의에서 상정할 정도로 심각하게 반응하고 있다. 사실 북한은 정치, 경제, 군사 등 모든 부문에서 상당한 어려움에 부닥쳐있다. 코로나보다 중요하게 해결해야할 문제가 산적에 있는 상황에서 노동당의 최고정책결정기관인 정치국회의에서 전염병 문제를 가장 중요한 회의 안건으로 제기했다는 것이다.

현재 코로나19 확진자는 없다는 북한이 실제로는 확진자가 증가하여 엄중한 상황까지 이른 일부 나라들보다 더 강력한 방안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은 ‘아이러니’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북한 주민들은 어떤 반응인가. 이들은 ‘압록강과 두만강 건너에 있는 바이러스가 뭐 그렇게 무서워 마스크를 착용시키고, 통제하는지 모르겠다’ ‘들어왔으면 왔다고 솔직히 이야기하지 않고 괜히 우리만 들볶는다’고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또한 오늘날 아무리 사태가 심각해도 모든 나라는 국제사회 앞에 투명하게 발병현황을 공개하고 철저한 검증을 받는 것이 ‘정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렇게 해야 서로 협력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신뢰성의 보장, 즉 일정 수순에 도달한 투명성이 국가 경제발전의 담보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때문에 지금 국제사회는 북한의 불투명한 행보가 스스로 신뢰를 깨뜨리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북한 당국은 체제안정을 목적으로 사실을 숨기면 숨길수록 국제사회의 관심을 멀어지고, 신뢰가 조성되지 않으면 도움을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할 것이다. 진정으로 인민을 위한다면 코로나19와 관련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경제회복에 전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