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수용소’와 ‘소련 수용소’가 만났다

▲ 개막식 연설중인 샤란스키

프리덤 하우스 주최로 미국 워싱턴에서 진행 중인 ‘제1회 북한인권국제대회’에서 강철환 씨와 나탄 샤란스키가 대담을 갖고 북한 정치범 수용소의 해체를 촉구했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각각 북한과 소련의 정치범수용소 출신이며,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두 사람의 책을 감동깊게 읽었으며, 또 그를 만났다는 것.

요덕 정치범수용소 출신이자 『수용소의 노래』의 저자 강철환 <북한민주화운동본부> 공동대표는 지난 6월 부시 미 대통령을 만나 북한인권문제에 대한 의견을 나눠, 전 세계의 관심을 끌었었다.

구 소련 정치범수용소에 수감된 바 있는 샤란스키 전 이스라엘 장관은 지난 해 11월 부시 대통령 재 집권 직후 면담을 가졌다. 그가 저술한 『민주주주를 말한다』는 ‘폭정의 종식과 자유의 확산’이라는 부시 2기 행정부 외교정책의 이론적 교과서로도 알려졌다.

샤란스키는 강철환 씨가 쓴 수용소 경험담을 읽었다며, “구소련과 북한이 나라와 문화, 역사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전체주의 국가의 성격(공포와 두려움을 이용해 국민들을 지배하는 독재체제의 성격)은 놀랄 정도로 유사하다”고 밝혔다.

자유세계, 北 정치범수용소 해체와 자유 확산위해 나서야

그는 “자유세계에 사는 사람들은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를 없애고, 북한 주민들의 자유를 위해 싸울 의무가 있다”며 “미국 등 자유세계의 지도자들은 독재자들을 달래는 정책, 또는 독재자들 입맛에 맞추는 정책들을 반드시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씨는 “샤란스키 책에서 공감을 얻은 것은 공포정치체제에 사는 사람들은 이중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겉으로 보기에는 모두 김정일 체제에 순응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공포가 없어지면 체제를 비판하고 독재정권이 무너지는 것을 환영할 것이다”고 언급했다.

그는 “북한은 반세기동안 정권을 세습하고 유지하기 위해 수용소에 반대세력을 몰아넣었다”며 “반대세력을 간단히 처리하는 방법으로 굶주림과 강제 노동 속에서 체계적인 학살을 자행해왔다”고 밝혔다.

또 “수용소에는 50년 동안 2~30만 명이 죽어나갔다”면서 “21세기 문명사회에 이러한 수용소가 존재한다는 것이 수치이고, 이제야말로 국제사회가 북한의 수용소를 없애기 위해 한 목소리를 내어야 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샤란스키는 “중국 당국이 탈북자들을 북한으로 강제북송 시킨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들은 죽음에 이를 수도 있는 북한의 강제 노동수용소 등에 수감되기도 한다”며 “중국이 이 같은 행동을 중단하도록 자유세계가 중국에 압박을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샤란스키는 “부시 대통령이 독재자인 김정일을 만나지 않고 탈북자인 강철환 씨를 만난 것은 미국 정부가 북한 정권이 아닌 북한 주민들의 편임을 알릴 수 있는 기회였다”고 환영의 뜻을 보였다.

대담의 사회를 맡은 브라운백 의원은 “수 백 개의 북한 정치범 수용소의 수감자를 대신해 강철환 씨가 목소리를 낸 것”이라며 “국제사회는 이러한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의 존재를 더 이상 용납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양정아 기자 junga@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