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세외부담’ 여전…여맹원에 ‘평양 강안다락식 주택 지원’ 지시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보통강강안다락식주택구 건설사업을 현지지도하며 행정구역 명칭을 ‘경루동’이라고 할 것을 지시했다고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지난달 21일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최근 각 지역 여맹원들에게 평양시 보통강 강안다락식(테라스형) 주택구 건설 작업 지원 명목으로 ‘세외부담’ 과제가 하달됐다고 내부 소식통이 30일 알려왔다.

중앙 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의 지시에 따라 이른바 ‘자금 모으기’ 운동이 벌어지는 것으로, 최고지도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척결’을 지시했지만 여전히 하부에서는 이 같은 주민 착취가 근절되지 않는 모습이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이날 데일리NK에 “충성심의 발현으로 지원사업이 필요하다”면서 이 같은 지시가 내려왔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여맹원들에게 이 건설에 동원된 돌격대원과 건설자들을 고무 추동하는 데서 자금으로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특히 ‘이곳은 원수님(김 위원장)의 말씀과 관심 속에 건설되고 있다’면서 여맹원들에게 반드시 세외부담을 해야 한다고 강요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실제 새별군 여맹에서는 1인당 5천 원에서 1만 원까지, 온성군에서는 4천 원에서 8천 원까지 내라고 지시가 하달됐고, ‘돈이 없으면 쌀이나 강냉이(옥수수), 콩, 감자를 가격으로 따져내도 된다’고 포치(지시)했다.

또한 가장 지원금을 많이 낸 여맹원들을 위주로 직접 건설 지휘부에 전달하기 위한 대표를 뽑을 것이라는 지시도 내려왔다고 한다. 이는 돈을 많이 내도록 유도하기 위한 전술로 보인다.

이렇게 당근책을 제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맹원 사이에서는 일단 부정적인 의견이 제기된다. ‘지금은 월동준비도 해야 하는 시기인데 지속적인 세외부담에 등이 휠 것 같다’는 지적이다.

또한 ‘모아진 돈이 고스란히 건설자들이나 돌격대원들에게 간다면 그나마 조금 괜찮겠지만 그 사이에 간부들 속에서 돈이 축날 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프다’는 등의 발언을 노골적으로 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한편 본지는 지난 8월 23일, 이 건설에 동원된 여맹원들이 하루 11시간 격무에 시달리면서도 돈은 한 푼도 받지 못하는 등 노동력을 착취당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