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내년 김정은 집권 10주년 맞아 평양종합병원 개원 계획

소식통 "중앙당, 대외경제성·외무성에 관련 지시 하달...인민 위한 최고지도자 선물 부각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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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3월 17일 진행된 평양종합병원 착공식에 참석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착공식에서 직접 첫삽도 뜨고 발파 버튼도 눌렀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당국이 내년 초 평양종합병원 개원 행사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권력 승계 10주년에 맞춰 개원식을 진행함으로써 인민애를 부각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6일 데일리NK 내부 고위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중앙당에서 평양종합병원 개원 준비와 관련된 지시를 대외경제성, 외무성 등 관련 기관에 하달했다.

구체적인 개원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내년 내년 1월과 4월 사이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는 김 위원장의 집권 10주년을 맞아 개원 행사를 기획했다는 점 때문이다.

이와 관련 김 위원장은 아버지 김정일이 2011년 12월 사망한 후 이듬해인 2012년 4월 11일에 노동당 제1비서로 추대되며 권력을 공식적으로 승계했다.

이처럼 북한 당국이 평양종합병원 개원식을 내년 초로 정한 것은 집권 10년을 맞는 김 위원장의 업적을 부각시키면서 인민을 위한 최고지도자의 선물이라는 점을 선전하려는 의도라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현재 평양종합병원 건설 현장에는 중앙당의 직접 지시를 받는 1여단의 1개 기술대대가 상주하며 보수 작업을 하고 있다.

평양종합병원은 건물 외관 및 조경 공사는 이미 지난해 말 완료된 상황됐지만 내부 인테리어 및 의료 장비 설치 작업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3월 17일 평양종합병원 착공식에서 “평양종합병원 건설을 당 창건(10월 10일) 75돐(돌)까지 무조건 끝내기 위해 한 사람 같이 떨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난해 국경 봉쇄 및 무역 통제, 수해로 인한 복구 공사, 외화난 등으로 김 위원장의 지시가 실행되지 못했다.

김 위원장도 당내 고위 간부들이 있는 자리에서 평양종합병원 완공 지연에 대해 질책한 바 있으나 관련자를 처벌하지 않은 것은 김 위원장도 공사가 지연될 수밖에 없는 현재 상황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다만 김 위원장은 지난 4월 대외경제성에서 유럽산 의료 장비가 아닌 중국산 설비를 들여오려 했던 사실을 보고 받고 격노하며 관련자를 처형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관련기사 바로가기: “평양종합병원에 중국産 의료설비 수입 계약 간부 처형돼”)

때문에 현재 해외에 파견된 무역기관 주재원들과 외교 일꾼들은 유럽에서 생산된 의료 설비를 수입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현재의 예산과 개원 시한으로 볼 때 평양종합병원의 모든 의료 시설을 유럽산으로 설치하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내부 소식통들은 중국산 의료 설비도 일부 포함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내년 초 평양종합병원이 개원하더라도 전면적인 운영이 시작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소식통은 “평양종합병원 부지가 상당히 방대하기 때문에 내년 초까지 모든 시설을 완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행사를 위해 완비한 일부 시설에서만 운영을 시작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