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금강산 南시설 철거 잠정 보류… “코로나 대비가 우선”

소식통 "해금강호텔 철거 후 새 건물 건설 계획...'南과 협력 절대 없다'는 원칙 분명"

미국 위성사진 제공 웹사이트 EOS LandViewer가 지난 6일 촬영한 북한 강원도해금강호텔 주변 모습. /출처=landviewer

2년 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 관광지구를 찾아 남측 시설물을 모두 철거를 지시했지만, 아직 진행되지 않은 모습이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관광수요가 줄어든 상황에서 철거 후 신축 건물을 건설하는 일이 효과적이지 않을뿐더러 방역이 우선이라는 판단 때문이라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12일 ‘금강산 일대 남측 시설물 철거는 왜 하지 않고 있느냐’는 데일리NK 질문에 “현재 원수님(김정은)과 당의 사상은 코로나 장기화에 대비하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이다”고 답했다.

소식통은 이어 “(금강산 내 남측 시설은) 철거 즉시 바로 건설에 들어가 결과를 일 떠 세워야(만들어내야) 한다”면서 “그런데 지금 당장 건설한다고 해도 주요 목적인 관광산업을 활성화하기가 힘든 대내외적 상황이지 않으냐”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때문에 당 자금과 노력, 자재를 미리 투자할 필요를 느끼지 않고 있어 당장 철거는 하지 않는 것”이라면서 “건설 착수 명령도 일단 보류된 상태이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지난 2019년부터 금강산 독자개발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김 위원장은 당시 금강산 관광지구를 찾아 “너절한 남측 시설을 싹 들어내고 우리 식으로 새로 건설하자”고 지시했다.

김 위원장 올해 초 열린 제8차 당(黨) 대회 사업총화에서도 “금강산관광지구 총개발계획에 따라 새로운 5개년 계획 기간에 연차별로 단계별로 진행해야 한다”며 “고성항 부두에 있는 해금강호텔을 비롯한 시설물들을 모두 들어낼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여전히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있어 관광지 개발사업의 중요도가 뒷순위로 밀렸으며 이에 따라 남측 시설물 철거가 잠시 보류된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_금강산
지난 2019년 금강산관광지구를 방문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김 위원장은 이날 남측 시설물을 전부 철거할 것을 지시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고성항해안관광지구, 비로봉등산관광지구, 해금강해안공원지구 등을 특색있게 꾸리는 일도 잠정 중단됐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고성항 해안관광지 쪽은 항만을 정리한 정도에서 공사가 중단됐다”면서 “비로봉, 해금강, 체육문화지구 등에는 첫 삽을 뜨다가 군인들이 모두 철수했다”고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러나 북한은 코로나19가 진정세에 들어서면 시설물을 철거하고 새로운 건물을 만들겠다는 의지는 분명하다고 한다. 그러면서 “‘(이 과정에서) 남조선(남한) 측과 협력은 절대 없을 것’이라는 원칙도 세운 상황이라고 소식통은 부연했다.

소식통은 “해금강호텔을 철거한 새로운 건물이 들어선다는 것은 명백해 보인다”면서 “완전한 다른 건물을 짓고 모두 새롭게 우리식으로 단장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금강산 관광지 개발 건에 대해서 남조선과 연계하려는 시도는 절대 없을 것”이라면서 “중국과 합작해 자재, 설비, 자금을 투자받고 설계와 건설은 우리(북한)식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건설현장. /사진=노동신문 캡처

한편, 지난해 4월까지 완공을 목표로 한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강원도)는 여전히 공사를 마무리 짓지 못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는 아직 미완공이다”면서 “특히 내부는 한심한(볼품 없는) 상태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또 “뼈다귀(외장) 공사 정도만 된 상태라고 보면 된다”며 “건축 완공보고도 안된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건축 완공 보고가 안된 상태에서 건물을 이용하는 것이 조선 건축법상 비법(불법)이다”면서 “이 때문에 사람들이 이용하는 곳은 없다”고 덧붙였다.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가 외장 공사만 마무리된 채 유령도시처럼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