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교화소 생산과제 대폭↑… “가발·속눈썹 원자재 대량유입”

소식통 "폐쇄된 교화소에만 원자재 공급"...임가공 물품 수출로 외화벌이 나선 듯

미국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HRNK)가 공개한 북한 신의주 토성리의 3호 교화소 고화질 위성사진. /사진=North Korea’s Long-term Prison-Labor Facility, Kyo-hwa-so No. 3, T’osŏng-ni (토성리) 보고서 캡처

북한 내 일부 교화서에서 가발, 속눈썹 등에 대한 생산과제가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업체와 계약한 임가공 계약 물량을 교화소 수인들에게 작업하도록 지시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내부 소식통은 27일 데일리NK에 “이달 초 몇몇 교화소에 작년 대비 많은 생산과제가 부여됐다”며 “개천(1교), 백토(3교, 토성리 교화소)에 사회안전성 교화국 생산부국장이 3명의 수행원을 데리고 계획 경쟁을 살피는 중이다”고 전했다.

북한 당국은 교화소 수감자들을 실내 및 외부 출역으로 반을 나눠 강도 높은 강제노역을 시키고 있다. 교화소별로 차이점은 있으나 대체로 눈썹, 가발, 뜨개, 철재, 일용, 가구, 제하(신발생산), 재봉, 취장(교화인 급식 보장) 등은 실내반이, 건축, 토목, 탄광, 농산(벼, 강냉이(옥수수), 남새(채소)) 등은 외부 작업반이 담당한다.

이중 내부 작업반의 과제가 지난해보다 많이 늘어났다는 뜻이다.

소식통은 “코로나 비루스(바이러스) 사태가 터지고 작년 겨울은 죄수들이 쉬었다”며 “감방에서 겨울에는 퇴비생산만 하고는 들어와 자고 놀고 편안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이는 코로나 비루스 문제로 수출품 자재 보장이 되지 못한 게 윈인이었다”며 “그런데 최근 교화국이 자재를 왕창(엄청나게) 들여왔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일반적으로 가을 이후 초겨울에 접어들면 교화소당 한 개 작업반(30~70명)이 수출품 전담해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가을걷이가 끝나면 의례 전 교화소 수감자들이 수출품 생산에 투입된다.

작년에는 원자재 수입이 막히면서 수출품 생산 과제가 부여되지 않아 수감자들이 특별히 일하지 않았지만 올해 겨울은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는 이야기다.

소식통은 “1교는 뜨개옷, 기계 눈썹, 가발, 특히 코바늘 모자뜨개, 대바늘 모자, 세타(스웨터) 조끼 실이 상당량이 들어왔다”며 “3교는 각종 장식보, 인형 등 작업에 필요한 자재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북한은 지난 2020년 초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자마자 국경을 걸어 잠그고 수출입을 중단했다. 이 때문에 원료가 들어오지 못해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줬다. 특히 중국에서 원자재를 받아 임가공 하는 업체의 경우 줄폐업으로 이어졌다.(▶ 관련기사 바로 가기 : “임가공 업체 ‘줄폐업’ 하는데…북한은 충성자금 상납 ‘종용’”)

북한이 무역 재개를 하지 않은 상황에서 임가공용 원자재가 내부로 대량 유입된 모습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코로나 방역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상황에서 이뤄진 이례적인 조치다.

이에, 폐쇄적인 공간인 교화소에만 자재를 배급해 임가공 물품을 생산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위험은 최소화하면서 임가공 물량은 수주해 외화벌이를 하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이 때문에 임가공용 원자재 유입이 일반 기업소까지 이어지지는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소식통은 “작업반별, 교화소별, 교화국적으로 내년 1월 8일까지 생산 총화(평가)할 예정이다”며 “개준(뉘우침이나 개선) 평가를 생산 실적으로 한다는 입장이 행정지시로 포치됐다”고 말했다.

형기가 길지 않은 노동단련형 수감자들에게 강도 높은 강제노동을 시키겠다는 북한 당국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한편, 국제사회는 ​​북한 수감시설 내에서 일어나는 이런 강제노동에 대해 반인도 범죄 중 노예화에 해당할 수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