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前 비행사, 자택서 극단적 선택…당국에 불만 표출?

김정은 여군 비행사 사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그기를 배경으로 선 북한 여군 조종사들을 DSLR 카메라로 찍고 있다(2014년 11월). /사진=노동신문 캡처

최근 북한 함경북도에서 전 비행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제대 군관이 아닌 일반적으로 당국의 최고 대우를 받는 것으로 알려진 비행사 출신이 목숨을 끊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29일 데일리NK에 “지난 24일 회령시에서 김 모(50대·남) 씨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면서 “당시 왼쪽 팔에 칼로 그은 흔적이 있었는데, 사체는 10여 일간 방치됐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우선 김 씨는 20년간 공군 비행사로 근무했고, 제대 당시 군사칭호 상좌(중령과 대령 사이)였다고 한다. 제대 후 고향인 함경북도 회령시로 돌아와 회령시 인민위원회 부원(지도원)으로 근무하다가 최근에는 집에서 쉬고 있었다.

그런데 그의 아내와 딸이 폭행 혐의와 공무집행 방해죄로 시 안전부에 구류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 앞서 본보는 지난달 27일 회령시 유선동에 사는 엄마 최 씨와 딸이 안전원 폭행 혐의로 안전부에 구류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관련 기사 바로 가기 : “회령서 모녀-안전원 난투극…‘거주 등록’ 문제 협박에 반발”)

이 모녀가 김 씨의 아내와 딸이었고, 이들은 지난 21일 6개월의 노동단련대 처벌이 내려졌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여기서 북한 공군 비행사들은 최고의 대우를 받아왔다. 제대 후 일반 제대 군관보다 더 많은 배급과 생활비를 받는 것은 물론 크게 잘못하지 않는 이상 법적으로 문제 삼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따라 아내와 딸이 전부 처벌 대상이 되자 당국에 대한 반발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현지에서 제기된다.

또한 일각에서는 생계를 이어나가기 힘들다는 판단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선택을 했을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즉 일부 주민이 “여기(북한)는 여성들이 돈을 벌어야 가족이 먹고 산다” “최근 코로나 비루스(바이러스) 사태로 모두가 어려운 실정인데, 평생 비행기만 타면서 국가의 혜택으로 살던 사람이 어떻게 제손으로 끼니를 해결하겠는가”라고 수군대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