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읽기] “생산은 되는데 불량품 속출”…누구 책임인가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6일 량강도 삼지연시꾸리기 3단계 공사 수송 부분에서 재자원화 제품을 공사 자재 등에 적극 도입했다며 ‘자급자족’을 강조했다. 신문은 “아직은 타이어 등 재생부분품목록이 10여가지밖에 안 되지만 앞으로 그 가지수가 계속 늘어나게 될 것”이라며 재자원화는 “혁신의 무기”라고 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최근 북한의 지방기업들이 재자원화 및 생산성 증가 강요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정작 전력 부족으로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17일 데일리NK에 평안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평안남도 지방공업관리국 산하 일부 수지일용품 공장에서 전력 공급 부족으로 제품의 모양이 변형되는 등 불량품이 속출하는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자연스럽게 1분기 생산계획이 미달됐고, 당연히 소요된 막대한 자원과 노력은 물거품이 되었다.

왜 북한에서는 이런 일이 끊이지 않고 나오는 것일까? 주민들이 게을러서일까? 아니면 노동당에 대한 충성심이 부족해서일까?

필자가 경험한 바로는 북한 주민들처럼 부지런하고, 불평이 없고, 충성스러운 사람을 찾기 쉽지 않다. 그래서 김일성도 입만 떨어지면 ‘인민복’을 외쳤다. 그러면 무엇 때문인가. 그것은 바로 변화를 두려워하는 최고지도부의 고집 때문이라는 판단이다.

최근 국내외 정세는 북한의 지도적 위치에 있는 사람들에게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스스로 변화를 인정하면서도 거의 변화하지 않고 있다. 그들은 상황 변화에 대한 책임이 자신에게 돌아오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으며 자기가 먼저 변해야 대중이 따라올 수 있다는 사실을 애써 부정하고 있다.

북한의 최고지도부는 오늘의 난국이 대중의 충성심이 부족한 데 원인이 있는 것처럼 몰아가지 말고 먼저 변해야 한다. 구태의연한 ‘자력갱생’과 ‘고난의 행군’ 읊조림으로는 오늘의 난국을 헤쳐나갈 수 없다. 이게 바로 최고지도부가 직시해야 할 북한의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