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 전면 금지’ 코로나 사태로 달라진 北 설 명절 풍경은?

명절에 평양 개선문광장에서 학생들이 민속놀이를 즐기고 있는 모습. /사진=조선의 오늘 캡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북한의 설 명절 풍경도 위축되고 있는 양상이다. 당국의 지시에 따라 이웃에 세배하러 가거나 가족이 모여 음식을 나누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소식통이 전해왔다.

내부 소식통은 10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올해 설 명절은 지난해에 비해 분위기가 전혀 나지 않고 있다”면서 “코로나 비루스 사태로 가족과 친지들과의 모임이 전면 금지됐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김일성은 ‘음력설은 사회주의 생활양식에 어긋나는 봉건적 잔재’라며 양력설만 쇠게 했었다. 그러다 1989년 ‘우리민족제일주의’ 이념을 내세우면서 다시 음력설이 명절로 정해졌다.

이후 김정일 시기엔 음력설이 중시되기도 했었지만 김정은 시대 들어 다시 양력설을 기본 설 명절로 정했다. 이미 올해에도 양력설에 사흘 쉬었다고 한다.

그러나 음력설에도 친척들과 이웃들, 친지들이 서로 만나 인사도 나누고 음식도 나누곤 했다. ‘설을 잘 쇠야 한 해 일이 잘 풀린다’는 관념을 남아 있던 셈이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라 이웃이나 친지끼리 모여 같이 음식을 나눌 수 없게 됐다.

소식통은 “이대로라면 설에 친척집과 이웃에 세배 인사하러 가는 풍습도 사라질 것 같다”면서 “갈수록 어려워지는 살림살이에 명절은 더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 사태로 국경이 봉쇄되고 밀무역이 차단되면서 명절 음식 준비는커녕 끼니를 걱정하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정부가 먹자판을 벌이지 말자고 하는데, 정말로 서로 모여 같이 먹을 음식도 없는 상황이 됐다”면서 “‘미안하다만 하지 말고 조금이라도 공급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심정을 토로하는 주민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고 덧붙여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