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서 귀국 보위원 술자리서 ‘이말’ 했다가 결국 인사조치

북한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처를 위해 국경을 봉쇄하기 직전인 지난달 중순경 해외에서 귀국한 보위원이 취중 실언을 한 것이 빌미가 돼 인사조치됐다고 내부 소식통이 17일 전했다. 

평양시 소식통은 이날 데일리NK에 “로씨야(러시아)에서 활동하던 중 1월에 잠시 귀국한 평양시 보위부 소속 보위원이 술을 마시면서 북한과 로씨야를 비교하는 발언을 했다가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보위원은 러시아에 파견된 지 2년 가까이 지나 휴가 차 귀국해 보위부 동료들과 술을 마시는 자리에서 무심코 러시아와 북한의 경제 수준을 비교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술자리에서 조선(북한) 술은 질이 좋지 않다며 로씨야 양주와 비교했다. 로씨야에서 세계의 술을 다 마셔 봤다는 등의 자랑을 한 것이 꼬투리를 잡혔다”고 전했다. 

다음날 보위부에서 이 보위원의 대동강구역 살림집에 들이닥쳐 ‘당의 배려로 누구나 함부로 갈수 없는 외국에 다녀 왔음에도 자본주의 환상에 젖어 사상이 타락했다’고 윽박지르면서 가족이 보는 앞에서 체포하고 가택수사를 진행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보위부는 이 보위원이 평소에 휴대하던 물품과 러시아에서 가져온 선물들을 모두 압수해갔다고 한다. 

압수물품 중에는 러시아에서 가져와 이미 마셔버린 빈 양주병도 포함됐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또한 가족들이 입고 있는 외국산 옷들과 보관 중인 물품들도 전부 압수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한 달 가까이 조사를 받고 총화를 진행한 결과 그동안의 활동 성과가 인정돼 파면되지는 않았으나 해외  파견 직무에서는 배제됐다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