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육아정책 관철 총화 회의 열렸다…현장 일꾼들 어려움 토로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8월 29일 ‘젖제품(유제품)과 건강’이라는 기사를 싣고 관련 사진을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함경북도 당위원회가 최근 당의 육아정책을 개선강화할 데 대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시가 어떻게 관철되고 있는지 평가하는 회의를 연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10일 데일리NK에 “함경북도 당위원회는 당의 육아정책을 중대 사업으로 받아들이고 대책을 마련하라는 원수님(김 위원장)의 지시와 관련해 지난 5일 기관·단위별 책임자들을 모아놓고 총화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도당은 앞서 산모들과 5살 이하 어린이들에게 일주일에 한 번씩 유제품을 비롯한 가공식품들을 국정가격으로 공급해주도록 지시한 내용이 정확히 집행됐는지 검찰소와 함께 검열한 결과를 바탕으로 회의를 진행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날 도당 회의는 지난 6월에 열린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3차 전원회의 당시 “개선된 양육조건을 지어주는 것은 우리 당과 국가의 최중대 정책이고 최고의 숙원”이라고 언급한 김 위원장의 ‘말씀사상’이 함경북도에서 얼마나 관철되고 있는지를 판결하는 총화와 같다는 발언으로 시작됐다.

특히 도당은 빨간 줄로 된 경쟁도표까지 만들어 연단에 걸어놓고 ‘검열 결과에 따른 총화 사업에서 원수님의 말씀 사상에 따라 젖제품(유제품)과 영양식품을 제대로 보장한 단위가 한 곳도 없었으며, 가뭄에 콩 나듯이 공급한 곳이 몇 곳일 뿐 태만한 단위가 대부분이었다’고 신랄하게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회의 과정에 일이 잘되지 않은 원인분석도 있었는데 도당은 우선 원수님 말씀 관철에 대한 태도 문제를 지적했고, 핵심은 기본 물량이 부족한 것도 있지만 있는 것조차도 제대로 공급하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고 말했다.

다만 일꾼들은 대부분 말씀 관철을 잘하려고 애를 쓰고 있으나 냉장 기계나 차량 같은 것들을 국가적으로 제공해주지 않는 한 애를 써도 안 된다는 점을 토로했다고 한다.

실제로 일꾼들은 목장에서 난 염소젖을 1차 가공해 운반하려고 했으나 몇 시간 만에 쉬어버리는 문제를 겪었고, 제품을 공급했다가 식중독으로 장염이 발생해 오히려 난처한 형편이 된 사례들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도당도 이런 문제들이 며칠 사이에 해결될 것이 아니고 기계 같은 것을 수입해 와야 할 사정이라면서 특별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했다”며 “결국 회의는 중요한 문제들이 토의되지 못하고 주먹구구식으로 일하니 더 성과가 없었다는 지적과 함께 기관·단위별로 조를 짜서 공급 날짜를 정하고 서로 의논하면서 해야 한다는 구체적이지 못한 결론으로 끝이 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