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부문 자력갱생 상징 ‘순천인비료공장’, 핵심설비 문제 난항”

소식통 "중요 부품 해외서 조달해야...완공돼도 생산 원활치 않을 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20년 새해 첫 현지지도로 순천린(인)비료공장건설현장을 방문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지난 1월 7일 밝혔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매체가 연일 순천인비료공장 건설 완공 임박이라고 지속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 생산이 이뤄지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당국이 순천인비료공장 건설에 재원과 인력을 총동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계설비 부족으로 건설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19일 데일리NK에 “순천린(인)비료공장의 완공일은 핵심 설비 문제에 달려있다”며 “건설 자재나 인력 동원은 중앙에서 우선적으로 대주고 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지만 기계는 해외에서 들여와야 하는 부품이 있어 자력만으로는 문제 해결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순천인비료공장은 약 10만 평에 가까운 대규모 부지에 지어진 북한 최대 비료공장으로 현재 외관 공사는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실제 생산과 직결되는 기계 결함이 해결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12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재룡 내각총리의 순천인비료공장 방문 사실을 보도하면서 “일군(일꾼)들과 로동계급, 건설자들은 짧은 기간에 우리 식의 현대적인 린비료공장건설을 다그쳐 끝낸 기세로 생산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장 건설은 끝났지만 비료 생산 시운전에서 결함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노동신문은 “김재룡 동지가 부문별, 공정별 시운전에서 제기되는 문제들을 구체적으로 료해(지도)했다”며 기계 부문에 문제가 있음을 인정했다.

지난달 11일에도 대외선전메체 ‘메아리’는 “순천인비료공장의 방대한 황린전기로 동체조립이 결속되고 변전소 동력계통공사가 완성된 것을 비롯해 시운전과 운영 준비가 추진되고 있다”고 전했다. 시운전에 결함이 발견된 지 한 달이 되도록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올해 첫 공개활동으로 순천인비료공장 건설 현장을 찾아 “인비료공장 건설은 정면돌파전의 첫 해인 2020년 수행해야 할 경제과업들에서 당이 제일 중시하는 대상 중 하나”라고 강조한 바 있다.

북한 농업부문에서 비료는 생산량 증대의 원천으로 여겨질만큼 중요성이 크다. 북한은 남흥청년화학연합기업소와 흥남비료연합기업소 등을 중심으로 주로 질소 비료를 생산해왔다.

질소비료는 농업 생산량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지만 쉽게 땅이 산성화돼 지속가능한 생산에 있어 문제가 있었다. 더욱이 대북제재로 질소비료 생산에 필요한 석유 수입이 막히고 전력공급도 일정치 않아 북한 최대 비료생산기지인 흥남비료연합기업소 조차 지난해 생산이 사실상 중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 매장량이 1.5억톤 가량되는 것으로 추정되는 린회석을 이용한 인비료 생산은 제재를 뚫고 자력갱생의 성과를 보여줄 수 있는 정면돌파의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다.

소식통은 “린회석은 조선(북한)에서 자체로 확보할 수 있는 원료이기 때문에 농업 부문의 자력갱생을 선전할 수 있는 정치적 의의를 가진다”며 “이 때문에 위(당국)에서 국가 대상 건설로 정하고 총력을 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비료공장 건설과 실제 비료생산은 별개의 문제일 수 있다는 게 현지 북한 주민들의 반응이다. ‘순천인비료공장이 계획대로 가동된다면 비료 생산량이 상당할 것으로 보이지만 완공 이후 지속적인 원료 조달, 전력 제공이 가능할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소식통은 “결국 공장만 건설해 놓고 분명 생산도 못할 것을 괜히 인민들에게 부담만 지우며 건설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