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시장 곡물가 일제히 하락…쌀값은 20% 가까이 내려

햇보리·햇밀 등 대체 식량 공급되는 계절적 요인 영향…달러 환율 하락 속 위안 환율은 지속 상승

/그래픽=Adobe 생성형 AI ‘firefly’

북한 시장의 주요 곡물 가격이 일제히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계절적으로 햇보리와 햇밀 등 대체 식량이 시장에 나오고 있는 데다 일부 지역에는 수입 식량이 공급됐을 가능성도 있어 가격이 내린 것으로 보인다.

데일리NK가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북한 시장 물가 조사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평양의 한 시장에서 쌀 1㎏은 3만 1200원에 거래됐다. 이는 직전 조사 때인 지난달 21일 당시보다 18.3% 하락한 수준이다.

평안북도 신의주와 양강도 혜산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지난 5일 신의주, 혜산의 한 시장에서 거래된 쌀 1㎏ 가격은 3만 1000원, 3만 1300원으로, 2주 전보다 각각 18.6%, 18.5%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들어 북한 시장에서 쌀 가격이 이처럼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쌀 가격은 식량 공급 감소와 환율 상승, 주민들의 불안 심리 등이 맞물리며 높은 수준을 유지해 왔다.

시장의 강냉이(옥수수) 가격도 올해 들어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지난 5일 기준 평양의 한 시장에서 옥수수 1㎏은 1만 1000원에 거래돼 2주 전보다 16.7% 떨어졌다. 지난 5일 신의주와 혜산의 한 시장에서 거래된 옥수수 1㎏ 가격도 직전 조사 때에 비해 약 15%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곡물 가격 하락의 가장 큰 요인은 계절적 영향으로 보인다. 북한에서는 보통 6월 말부터 7월 초순 사이 햇보리와 햇밀 등 대체 식량이 시장에 공급되는데, 이때 쌀과 옥수수 수요가 일시적으로 줄어드는 경향이 나타난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대체 식량으로 수요가 이동하면서쌀 등 주요 곡물 가격이 조정되는 것이다.

다만 올해는 쌀 가격 하락 폭이 20%에 육박했다는 점에서 단순히 계절적 요인만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견해도 나온다. 특히나 최근 북중 교역이 회복되는 흐름 속에서 수입 식량이 시장에 풀려 주요 곡물 가격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로서는 이번 변화가 장기적인 가격 안정세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햇보리와 햇밀 등 대체 식량의 공급 효과가 줄어드는 7월 중하순 이후 가격이 다시 반등할 수 있고, 환율이나 국경의 무역 상황, 당국의 양곡 판매 여부에 따라서도 시장 가격이 다시 출렁일 수 있어서다.

이런 가운데 외화 환율의 변동은 통화별로 엇갈렸다. 지난달 말과 마찬가지로 달러 환율은 하락한 반면, 위안 환율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 5일 기준 평양의 북한 원·달러 시장환율은 6만원으로, 직전 조사 때인 지난달 21일보다 4.9% 하락했다. 신의주와 혜산 등 다른 지역에서도 원·달러 시장환율이 비슷한 폭으로 떨어져 6만원대 초반에 형성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반대로 원·위안 시장환율은 소폭 상승했다. 신의주와 혜산의 북한 원·위안 시장환율은 8920원, 8930원으로 지난달 21일 조사 가격에서 각각 3.5%씩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렇게 원·위안 시장환율이 상승한 것은 국경 지역을 중심으로 북중 간 무역이 확대되는 양상이 나타나면서 위안화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평안북도, 함경북도, 양강도 등 북한 국경 지역에서는 무역 거래 시 위안화가 사용되는 경우가 많아 무역량 확대가 위안화 수요를 자극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북중 무역이 전방위적으로 확대될 경우 달러와 위안 환율이 모두 상승 국면으로 돌아설 수도 있는 만큼, 최근 달러 환율 약세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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