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일성 사망일을 앞두고 꽃바구니 마련 비용이 또다시 주민들에게 전가된 것으로 전해졌다. 비용 전가는 매년 반복되는 일이지만 특히나 올해는 물가 상승으로 주민들이 체감하는 부담이 상대적으로 더 컸다는 전언이다.
8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은 “혜산시 여맹(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 초급단체들에서 수령님 서거일이 다가오면서 꽃바구니 증정에 필요한 자금을 거뒀다”며 “초급단체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었지만, 보통 (북한 돈) 8000원에서 1만원 사이를 내도록 했다”고 전했다.
북한은 김일성·김정일 생일뿐만 아니라 사망일에도 동상 등 상징적 기념물에 꽃바구니를 증정하는 행사를 진행한다. 기관·기업소와 근로단체별 꽃바구니 증정은 사실상 의무처럼 돼 있어 각 조직의 구성원들이 비용을 분담해 마련한다. 여기에 개인이 별도로 꽃다발도 준비해야 해이중 부담을 떠안는 구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소식통에 따르면, 올해 김일성 사망일을 앞두고서도 각 근로단체 조직에 꽃바구니 증정 사업이 포치됐고, 이에 따라 혜산시의 한 여맹 초급단체에서는 소속 여맹원들에게 각각 8000원씩 낼 것을 지시했다.
소식통은 “예전에는 보통 3000원에서 5000원 정도였는데, 올해는 꽃값이 올라 내야 하는 금액이 8000원에서 1만원 정도로 늘었다”며 “개인이 준비하는 꽃다발은 산에서 꽃을 꺾어 오거나 해서 어떻게든 마련할 수 있지만 조직적으로 제기되는 꽃바구니 비용은 반드시 현금으로 내야 해 이 돈을 내기 어려운 여맹원들은 큰 한숨을 내쉬었다”고 전했다.
문제는 한 세대 안에서도 세대원들이 각자 속한 조직에 이중삼중으로 비용을 내다보면 적지 않은 돈이 나간다는 점이다. 부모는 직장이나 인민반 또는 여맹, 자녀는 학교나 청년동맹 등 소속된 조직에서 각각 꽃바구니 마련 비용을 요구받기 때문에 세대원이 많을수록 해당 세대가 부담해야 하는 금액이 커진다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결국 여맹원들이 남편과 자식의 꽃바구니 마련 비용까지 모두 해결해 주다 보면 내야 하는 돈이 2만원에서 3만원까지 늘어나는 실정이라 부담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매년 반복되는 꽃바구니 증정 사업은 주민들에게 경제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당국은 이를 충성심 고취를 위한 정치 행사로 강조하고 있으나 주민들은 이런 시기가 다가올 때마다 압박감을 크게 느끼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올해는 내라는 돈까지 늘어난 데다 주민들의 주머니 사정도 좋지 않아 다른 해보다 더 큰 부담을 느꼈다”며 “일부 여맹원들이 돈을 걷으러 다니는 초급단체 위원장들에게 형편이 어렵다고 사정을 말하면 ‘밥은 먹으면서 돈이 없다는 게 말이 되느냐’는 식의 핀잔을 듣는 경우가 많아 속앓이를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래서 어려운 일부 주민들은 돈을 빌려서라도 꽃바구니 비용을 마련해 바쳤다”며 “결국 주민들에게 꽃바구니 증정 사업은 충성심을 보여주는 행사라기보다 그저 현금 부담을 떠안아야 하는 고통스러운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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