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명품 구입에 돈 낭비”

스위스에서 발행되는 불어 일간지 ‘라 리베르테’는 5일 북한의 주민들이 굶주림에 허덕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 지도자는 명품을 사는데 돈을 ’지른다’고 비판했다.

이 신문은 “미제가 덤벼든다면 지구상에서 영영 쓸어버리자!”라는 평양 시가지 벽보 사진과 함께 한 1면 머리기사에 북한은 ’명품을 선호하는 지도자의 굴라그(수용소군도)’라는 제목을 달았다.

’라 리베르테’는 영국 옥스퍼드 대학 출판부에서 발행된 재스퍼 베커의 저서 ’ 김정일과 다가오는 북한의 위협’이라는 저서를 소개하면서 북한에 대한 긴급 식량원조는 유엔 사상 최대 규모임에도 원조가 새어나간다는 의혹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베커의 저서에 인용된 탈북자들의 말을 인용, “수십억 달러의 원조가 빼돌려져 일부는 군비증강, 일부는 최고지도자 김정일의 사치 생활을 지탱하는데 사용되고 있다”고 전했다.

탈북자들은 북한의 청진은 외국의 원조가 처음으로 도착한 항만도시였지만 “20여만명이 이곳에서 기아로 숨졌다. 병원에서는 90%의 원조가 몰수돼 의사들이 약도 없이 진료를 했다”고 증언하고 있다는 것.

라 리베르테는 원조가 새어나가고 있다는 증언은 지난 3월 국제구호단체인 ’국경없는 의사들’ 소속 회원 2명으로부터도 나온 바 있다고 말했다.

이 신문은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북한 고위층이 축적한 재산은 40억 달러이며 그 일부를 스위스 은행이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면서 스위스를 포함한 유럽 국가들이 북한 지도자의 “유동성” 덕분에 혜택을 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라 리베르테는 북한 최고 지도자가 미식가로서 주민들의 굶주림으로 신음하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일본과 이탈리아 주방장의 요리를 즐기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탈리아 명품 구두와 국제적으로 유명한 재단사의 양복을 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신문은 스위스 연방경제부에 문의한 결과, 북한에 대한 스위스의 수출 통계는 정확히 집계돼 있지 않지만 남한에 대한 수출의 약 100분의 1 정도라는 대답을 들었다고 말했다.

라 리베르테는 지난 1990년 스위스의 대북 수출은 약 200만 프랑이었으나 2001년에는 650만 프랑으로 늘어났다면서 그중 절반이 시계와 보석, 정밀기계 등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덧붙였다./제네바=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