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내년 김정일생일 80주년 맞아 대규모 특별사면 명령

소식통 "사회안전성 산하 정치범수용소 수감자도 포함"...北, '애민 지도자' 선전에 활용할 듯

감옥. /사진=pixabay

북한이 내년 초 대사령(大赦令, 특별사면)을 단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당국은 이를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애민 리더십을 선전할 것으로 보인다. 

31일 데일리NK 내부 고위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내년 광명성절(2월 16일·김정일 생일) 80주년을 기념해 사회안전성 산하 관리소(정치범수용소) 및 교화소 수감자 상당수를 특별사면하라고 명령했다. 

이를 위해 지난 10월 초부터 이달 중순까지 각 지역 관리소와 교화소에서 대상자 1차 선발 작업이 이뤄졌으며 현재는 각 교화 시설에서 차출된 교화과 지도원(안전원)들이 사회안전성 교화국(평양시 모란봉구역 민흥동에 위치) 심사분과에 임시 동원돼 사면 및 감형자 최종 선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회안전성은 새해 첫 업무일인 내달 3일 각 교화소에 대사령 대상자를 통보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기존 관례에 비춰볼 때 대사령 대상자들에게는 1주일 전(前) 사면 또는 감형 사실이 알려질 것으로 보인다. 

보통 당국이 대사령 계획을 발표하면 정보를 입수한 권력 계층이나 주민들이 사회안전성 간부들에게 뇌물을 주면서 가족이나 지인의 특별 사면을 부탁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하지만 이번의 경우 지난해 사회안전상에 임명됐던 장정남이 대사령 대상자 선발 과정에서 비리가 발생할 경우 강력하게 처벌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고, 이후 모든 과정도 극비로 진행됐다는 전언이다.   

때문에 사회안전성 내에서 두 달 넘게 사면자 선발 과정이 진행돼 왔음에도 불구하고 대사령 하달 사실이 알려지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가운데, 이번 대사령 인원이 어느 정도인지 정확한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내년에는 태양절 110주년(4월 15일·김일성 생일)과 광명성절 80돐(돌)이 겹치는 해이기 때문에 상당히 큰 규모의 특별 사면이 이뤄질 것이라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관리소 내 모범 수형자의 경우 환경이 더 나은 수감 시설로 이관하거나 관리소별로 15명씩 수감자의 가족을 퇴소 조치하라는 지시가 포함됐다. 

또한 교화소 수감자는 이번 대사령으로 최대 6년에서 최소 6개월까지 형량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대 6개월의 노동단련 처벌을 받은 단련대 수감자와 현재 예심을 받고 있는 구류장 수감자나 재판을 기다리고 있는 구금자 등은 이번 대사령에 포함되지 않았다. 

또한 한 번 수감되면 어떤 경우에도 형량이 감소되거나 사면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있는 국가보위성 산하 정치범수용소 수감자도 이번 대사령에서 제외됐다.

한편, 이번 대사령으로 수감자 인원이 대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자 사회안전성은 교화소 인원 보충을 위해 대규모 단속을 벌일 계획인 것으로 파악된다. 

관리소나 교화소는 수감된 수형자들의 노동력을 이용해 농장이나 목축지 또는 수공업 공장에서 수익을 내기 때문에 교도관 역할을 하는 안전원들에게는 대사령이 달갑지 않은 조치다. 

소식통은 “최근 안전성 단속이 많아지고 구금자도 대폭 증가했다”면서 “이는 대사령으로 사면될 수감자를 보충하기 위한 안전부 나름의 대책”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