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감사’까지 받았는데…국가 전기 빼돌려 해임·철직

2018년 10월께 촬영된 평안남도 순천 지역의 전봇대 모습. /사진=데일리NK 내부소식통

북한 남포특별시에서 국가 전기를 몰래 빼돌려 개인 주민집에 공급해 준 대가로 돈을 챙긴 송배전부 간부가 해임·철직돼 현재 구속 수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내부 소식통은 28일 데일리NK에 “남포 천리마구역 송배전부 지배인인 50대 초반 오 씨가 국가 전기를 제 마음대로 안면 있는 개인 살림집들에 공급해 주고 돈을 챙긴 혐의로 안전부에 구류됐다”며 “현재 예심 중에 있는데 처벌이 가볍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오 씨는 지난해 양강도 삼지연 건설장에 개인적으로 자금을 지원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감사를 받은 인물로, 주민들에게는 ‘정부의 신임을 받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런데 최근에 오 씨가 송배전부 지배인으로 강선연합기업소의 교차생산 전기를 매일 30분씩 줄여 안면 있는 간부나 돈주의 집에 공급해 주면서 10여 년간 뒷돈을 받아 챙긴 사실이 탄로났다고 한다.

북한의 만성적인 전력난으로 주민 세대 전기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실제 힘과 권력이 있는 있는 일부 주민들은 지역 송배전부에 뒷돈을 주고 공장이나 철도 등에 쓰이는 국가 전기를 몰래 끌어다 쓰고 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송배전부가 국가 전기를 빼돌려 개인 주민들에게 팔아 돈을 챙긴다는 소문은 이전부터 현지 주민들 사이에 나돌고 있었으나 특별히 지적되는 부분은 없었는데 최근 강선연합기업소 전력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제기되면서 문제가 불거지게 됐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북한 당국은 강선연합기업소에 들어가는 전기의 양이 명확히 정해져있는 상태인데 생산에 지장이 초래되고 있다는 것은 분명 관리를 맡은 송배전부의 잘못이라고 판단, 검열을 조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국가생산에 들어가야 할 전기가 몰래 개인 집들에 들어가고 있고, 그것도 주로 돈 많은 자들에 의해 지배되고 있다는 사실이 검열에서 드러나 책임자인 송배전부 지배인 오 씨가 체포됐다”고 말했다.

오 씨는 결국 국가 주요 생산에 해를 끼친 죄, 국가 중공업 발전에 지장을 준 죄로 해임·철직돼 현재 안전부에 구류된 상태로 예심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무엇보다 안전부가 오 씨의 집을 가택수색하는 과정에서 대량의 달러가 나와 그의 개인 비리 행위가 더욱 문제시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이 때문에 현재 오 씨에게 최고 무기징역형까지 선고될 수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면서 “국가 전기를 몰래 빼돌려 돈을 벌어들이고 있는 것은 어느 송배전부든 다를 바 없고 이런 현상은 전국 각지 어디에나 다 있지만 이번에 오 씨가 걸려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오 씨에게 뒷돈을 주고 도적 전기를 쓴 개별 주민들도 법적인 처벌이 있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