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께 보내는 림일의 편지] <38> 세계 유일 탈북민 정당, ‘남북통일당’

지난 21대 총선에서 정당기호 21번 ‘남북통일당’은 탈북민들이 창립한 정당이다. 선거법에 따라 군소정당은 국회의원후보를 낼 수 있는데 기호번호 홀수는 여성의 몫이다. ‘남북통일당’ 비례대표 국회의원후보 한미옥 탈북여성. /사진=림일 작가 제공

김정은 위원장! 오늘은 여기 서울에서 당신이 늘 입버릇처럼 “조국과 인민을 배신하고 남조선으로 도망간 인간쓰레기”라고 부르는 탈북민들이 대한민국 제21대 국회의원선거를 앞두고 ‘남북통일당’을 창당한지 1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작년 3월 6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3만 탈북민의 사상 첫 전위정당 ‘남북통일당’이 공식 탄생했지요. 서울, 경기, 인천 등 전국 5개 시·도당이 창당되었으며 통일을 지향하는 5,000여 국민이 당원으로 입당했습니다. 당 신임 공동대표로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와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이 추대되었죠.

사뭇 영광스럽습니다. 사회약자인 우리 탈북민들을 대변하는 정당이 생겼으니 말이죠. 그것도 순수 우리의 노력과 지혜, 힘으로써 정정 당당하게 합법적으로 창건한 정당이니 말입니다. 김정은 사당, ‘조선노동당’과는 차원이 다르지요.

‘당’ 이라고 하면 ‘위대한 수령’이고 그 수령은 오직 당신네 조상(김일성·김정일)뿐으로 알고 절대 따라야 하는 2천만 인민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위대하고 고귀한 이름 ‘어머니’라는 명사를 붙여 지칭하는 ‘조선노동당’이 그토록 사악하고 반인륜적이며 야만스러운 당인지 여기 대한민국에 와서야 비로써 알게 된 탈북민들입니다.

우리를 대표하는 어엿한 탈북민을 국회로 보내려고 국회의원 후보자 2명(한미옥·김주일)을 선출하여 정식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을 마치고 공정한 선거운동을 펼쳤으며 비록 당선을 안 되었어도 첫 걸음을 떼었다는 의미가 있겠죠.

‘남북통일당’ 창당과 존재는 분명 통일역사에 기록될 사변입니다. 당신은 매우 불쾌하겠지만 반대로 2천만 인민은 속으로 “남조선으로 내려간 탈북자들이 정당을 만들고 국회의원 후보를 냈으면 정말 자유가 있는 사회”라고 경탄하겠지요.

김정은 위원장! 당신의 조상들이 날조해 만들고 통치해오는 조선노동당 독재정권에서 한갓 노예처럼 살기가 싫어 하루를 살아도 사람답게 살아보려고 지난 60여 년간 여기 남조선으로 내려온 인민(탈북민)이 무려 3만 5천명에 이릅니다.

우리 탈북민들은 당신을 비판합니다. 수십 년간 인민들이 헐벗고 굶주리는 상황을 모르는척하고 방치하는 한심한 당신, 인민의 피땀이 배인 나랏돈으로 조상시신 영구보존에 무척 애쓰는 파렴치한 당신, 7천만 민족의 생명과 한반도의 평화를 위협하는 무모한 핵개발에 정신이 빠진 잔인한 당신의 모습에 매우 분노를 느낍니다.

똑바로 아세요. 당신이 인민에게서 빼앗은 그 강토는 정확히 인민의 조국이며 우리는 그 조국을 절대 배신하지 않았습니다. 우리 비록 타향에 있어도 대한민국도 조국이라고 생각하며 통일의 날을 웃으며 맞을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죠.

단언컨대 당신 조상세대서 지금껏 내려오는 수령우상화정치, 주민감시체계(조직생활), 핵미사일개발정책 등이 조금도 바뀌지 않는 이상 가난하고 무지몽매한 인민들의 세상 밖으로 탈북행렬은 전혀 멈추지 않고 오히려 계속 늘어나겠지요.

3만 5천 탈북민은 희대의 독재자 당신의 폭정 아래 사는 우리 부모형제인 2천만 인민의 비참한 삶을 세상에 널리 알릴 것입니다. 추악한 ‘조선노동당’의 실체도 말이죠. 우리는 세계 유일의 탈북민 정당 ‘남북통일당’의 멋진 당기를 높이 들고 민족의 숙원인 자유평화통일이 이루어지는 그날까지 보무당당히 전진할 것입니다.

2021년 3월 6일 – ‘남북통일당’ 창당 1주년에 즈음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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