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법으로 처벌’ 엄포에도 ‘물건 들여오면 큰돈 번다’ 밀수 지속돼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시 인근 압록강에서 대치 중인 중국인과 북한 경비대. /사진=중국 동영상 공유사이트 캡처

‘군법으로 처벌’이라는 북한 당국의 엄포에도 불구하고 북중 국경지역에서 밀수가 지속되고 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최근 중국산 상품 가격이 폭등하자 밀수꾼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밀수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11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현재 (북한에) 물자 부족 현상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중국산 물건을 들여오면 큰돈을 번다는 인식이 퍼져 조심스럽게 밀수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북한 밀수꾼들이 밀반입하는 중국산 물건들은 조미료, 설탕, 콩기름 등 생활용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본지는 지난달 말 북한 내 중국 물품 감소로 중국산 조미료, 쌀, 밀가루 등의 가격이 폭등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관련기사 바로가기 : 지방서도 중국상품 가격 폭등맛내기 4배로 껑충)

지난달 28일 기준 양강도 혜산 시내 장마당에서 중국산 조미료 가격은 북중 국경이 폐쇄되기 전과 비교해 4배가 오른 북한 돈 4만 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중국산 쌀 가격도 보름여 만에 25%가 상승하는 등 가격이 급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중국산 물품 가격 상승은 올해 말까지 수입 제한을 핵심으로 하고 있는 당(黨) 중앙위원회·내각 공동결정서도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당국이 ‘맛내기처럼 먹어도 되고 안 먹어도 되는 물품은 축소해서 들여와야 한다’고 밝힌 후 조미료 등의 가격이 폭등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중국산 물건 가격이 폭등하자 북한 밀수꾼들이 국경경비대의 단속을 피해 주로 밤에 압록강 배 위에서 물건을 전달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밀수꾼들은 중국 손전화(휴대전화)로 중국 대방(무역업자)들에게 연락해 필요한 물건을 압록강까지 가지고 나올 것을 요구한다”며 “중국 땅을 밟는 순간 조중(북중) 양측 군인들에게 단속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을 알고 있는 북한 국경경비대도 경비정을 이용해 압록강 야간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밀수품을 실은 중국 배를 발견하면 즉시 물러가라고 경고하고 있지만, 조업선으로 위장한 중국 밀수 선박과 북한 경비정이 대치하는 경우도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또한 북한 주민이 중국 쪽으로 가는 것보다 중국인이 북한 측 하구로 접근하는 것이 더 안전하기 때문에 중국 배가 북한 영토 근처까지 와서 물건을  전달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한다.

다만 북중 양측 경비대의 단속과 통제가 삼엄하기 때문에 밀반입하는 물량이 많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북한 시장에서 중국산 물건 가격의 상승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