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열그루빠 조직돼 ‘경제발전 5개년 전략’ 성과여부 파악”

김정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주재 하에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가 4월 11일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진행됐다고 노동신문이 지난 4월 12일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당국이 ‘경제발전 5개년 전략’의 마지막 해를 맞으며 내각기구 검열총화를 위한 중앙당 조직지도부 검열그루빠를 조직한 것으로 전해졌다.

내부 소식통은 28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정부(북한 당국)는 원수님(김정은 위원장) 방침에 따라 중앙당 조직지도부를 모체로 한 검열그루빠를 조직해 각 내각 성의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 성과여부 파악에 나섰다”며 “이달 초순 전력공업성, 석탄공업성, 금속공업성, 기계공업성, 철도성 등에 대한 현지 검열이 시행됐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16년 열린 제7차 당 대회에서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을 언급하면서 경제전반의 활성화와 경제부문 간의 균형 있는 성장을 달성해 사회주의 국가 경제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토대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 위원장으로서는 5개년 전략의 마지막 해인 올해 가시적 성과를 보여줘야 할 필요성이 있지만,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으로 난관에 부딪힌 형편이다.

실제 북한은 당 전원회의나 정치국 회의 등 비교적 최근에 치러진 주요 행사에서 5개년 전략에 대한 직접적 언급을 자제해 목표 달성이 난망하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다만 내부적으로는 총결산을 앞두고 검열을 통해 전반적인 수행 상황과 문제점 등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에 따르면 검열그루빠는 내각 성들의 ▲5개년 전략 수행 정형과 총화 실적 ▲일군(일꾼)들의 사업 작풍 ▲사업계획서 ▲결의 목표 등을 검토하는 한편, 당 생활평정서를 확인해 간부들의 부정부패 현상과 사상적 문제들을 정확히 밝히는 데 중점을 두고 검열을 진행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검열총화의 대상이 된 각 성의 주요기관 간부들 사이에서는 정부가 총화검열을 일찍이 진행하는 것은 이전처럼 성과가 없고 변혁이 일어나지 못하는 데 대한 주민들의 불만을 잠재우려는 의도라는 말들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소식통은 “간부들은 이번 검열에 많이 떨고 있다”면서 “이들은 화폐개혁(2009년) 때 박남기를 죽인 것이나 김일성 동지 탄생 100돌(2012년)에 강성대국의 문을 연다 하고 정작 모든 것이 거짓말이 되자 간부들의 결함으로 밀어붙이던 정부의 행태가 이번에도 등장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간부들은 ‘경제의 불안정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목표했던 계획을 제대로 달성하지 못한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인데, 이번 검열을 통해 이를 간부들의 잘못과 책임으로 몰아 해임·철직하거나 엄중한 처벌을 내리려는 게 아니냐’며 두려움을 표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아울러 소식통은 “도당 간부들도 이번 검열총화에 모두 수군거리고 있다”며 “도당과 인민위원회 간부들은 올해 연말이나 내년 신년사에서 5개년 전략 총화를 거짓으로 인민들에게 발표하면 이제는 더는 나라를 믿고 가기 어렵다며 한결같은 비난을 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내각 성들에 대한 검열총화 결과는 5월 말까지 보고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