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미사일 위협 아니라는데…北 “2022년까지 핵추진잠수함 완성”

소식통 "김정은, 'SLBM 북극성-5형까지 개발해 잠수함 탑재' 목표 세워"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 3호’. /사진=조선중앙통신

국가정보원과 국방부, 청와대가 북한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의 TEL(이동식발사대) 발사 여부를 놓고 이견이 표출돼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북한 군 내부에서 우리 정보 당국의 평가보다 훨씬 진화된 무기체계를 개발하고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 우리 정부가 북한 무기체계의 능력을 평가절하하면서 북한 눈치를 보고 있는 동안 우리 안보체계가 흔들리고 있다는 비판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군 무기 개발 상황에 정통한 내부 소식통은 데일리NK에 “지난달 2일 쏘아 올린 수중전략탄도탄(SL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북극성-3형은 사거리가 최소 2200km에서 최대 4000km까지 가능하도록 설계됐다”며 “고체 연료량 조절에 따라 사거리 조절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기존 북극성 1형과 2형에 비해 사거리면에서 기능을 강화했다는 의미다.

실제로 북극성-3형이 발사된 직후 일각에서는 길이 10m가 넘는 외형과 뭉뚝한 탄두부의 모습으로 볼 때 사거리 7000~8000km의 중국 다탄두 탑재형 SLBM 쥐랑-2와 유사하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액체 연료 엔진의 경우 밸브의 여닫이를 조절해 추진력을 통제한다. 그러나 고체 연료의 경우 추진력을 조절하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북한이 처음으로 액체 연료에서 고체 연료 방식을 도입한 북극성-2형의 경우 연료량 조절에 따른 추진력 조절이 기술이 없었으나 이번에 발사한 북극성-3형은 고체연료를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추진력 조절이 가능하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더욱이 고체 연료 미사일은 연료 주입에 일정 시간이 걸리는 액체 연료 미사일과는 달리 즉시 기습 발사가 가능해 사전 탐지가 어려운 만큼 더 위협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국방부의 분석은 달랐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 요구한 자료에 따르면 국방부는 “북극성 3형의 최대 사거리는 약 2,000km로 추정된다”며 “고체 추진 미사일의 경우 연료량을 조절해 주입할 수 없고 따라서 최대사거리 변화도 없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고체 연료량을 조절해 최대사거리를 조절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최대사거리 조절이 안 되는 미사일은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지난 2015년 시험발사된 북극성-2형의 최대사거리가 2000km로 평가됐던 것과 비교해 볼 때, 북극성-3형이 고체연료 추진체가 종전보다 개량됐을 것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최대사거리를 의도적으로 평가절하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박휘락 국민대학교 정책대학원 교수는 “북극성-1형이 최대 사거리가 2000km였기 때문에 이번 북극성-3형은 더 나갈 수 있다고 봐야 한다”며 “(최대사거리가) 3000km는 넘는다고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북극성2형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2017년 5월 22일 북한의 중장거리 전략 탄도탄 ‘북극성 2형’ 시험발사 장면을 보도했다. /사진=연합

이런 가운데 ‘북극성-3형’은 크기에서도 군 당국이나 전문가들이 분석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다. 소식통은 “북극성-3형은 길이가 17m, 지름이 1.8m”이라며 “3단 분리식 고체 연료 발동기 체계를 갖췄다”고 전했다. 잠수함에서 쏘는 ‘북극성-1형’의 길이가 7m, 육지에서 발사하는 ‘북극성-2형’의 길이가 12m였던 것과 비교할 때 ‘북극성-3형’은 잠수함이라는 제한적 공간에서 발사되는 SLBM임에도 불구하고 길이와 지름이 커 파괴력이 상당히 커진 것으로 평가된다.

다탄두 탑재 가능성에 대한 우리 군당국의 분석도 북한 내부 군 소식통이 알려온 내용과 차이가 있었다. 소식통은 “북극-3형은 전투부를 구모양으로 만들어 다기능성 다탄두 장착이 가능하다”며 “탄두는 최소 3개에서 최대 9개까지 장착할 수 있다”고 했다. 다기능성이란 핵, 수소탄, 생화학 무기까지 탑재할 수 있단 얘기다.

그러나 국방부는 지난달 2일 발사된 북한 SLBM의 다탄두 탑재 가능성을 묻자 “다탄두 개발 및 탑재 활동은 확인된 바 없다”고 했다. 시험발사 당시 북극성-3형에 탄두가 장착되지 않은 사실뿐만 아니라 다탄두 탑재 가능성과 이에 대한 북한 군 당국의 탄도미사일 개발 여부까지 부인한 것.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의 성과 도출만을 기대하며 우리 정부가 대북 로키(Low Key)를 유지하는 동안 북한은 이미 핵무기의 실전배치를 앞두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박 교수는 “위협은 최악의 상황까지 고려하는 것이기 때문에 북한 무기의 최대한의 성능에 맞춰 평가를 해야 하는데 현 정부는 그렇지 않다”며 “정부의 대북 정책이 잘못되지 않았음을 보이기 위해 북한 위협을 낮추려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북극성-3형 발사에 대해 “지켜보자”며 절제된 반응을 보였다. 이는 당시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이뤄진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을 앞두고 판을 깨지 않기 위한 의도로 평가됐다. 하지만 미국 외교가에서는 북한의 군사 도발이 이미 트럼프 행정부의 ‘레드라인’을 침범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소식통은 “잠수함과 수중간전략탄도탄들의 배치는 모두 미일남(한미일) 3주적 중 미국을 겨냥한 것”이라며 “남조선(한국)과 일본은 이미 여러 무기체계로 사정권 안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신형잠수함 진수와 수중탄도탄들의 탑제나 시험의 최종 상대는 미국”이라며 “조선(북한) 작전 수역을 벗어나 미국의 괌과 서부 연안을 타격하는 데 전략적 목표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다음 단계인 ‘북극성-4형’도 완성형 모델은 아니라고 한다. ‘북극성-5형’을 최종 목표인 핵추진 잠수함 탑재형으로 계획 개발을 세웠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때문에 핵추진 잠수함에 탑제하는 완성형이 개발되기까지는 수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핵추진잠수함의 완성 기한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조선은 2009년 10월부터 핵무기가 탑재 가능한 핵추진 잠수함에 필요한 해외 부품들을 수입해 왔다”며 “2022년까지 핵무기 탑재 핵추진잠수함을 완성하겠다는 것이 위(김 위원장)의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