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9·9절 앞두고 고위간부들에 선물…고급 제품 지급돼 ‘화제’

북한이 지난 2018년 정권수립 70주년(9·9절)을 맞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조선중앙통신 캡처

북한이 9·9절(북한 정권수립일)을 맞으며 도(道)급기관 고위급 간부들에게 선물상자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7일 데일리NK에 “정부가 전염병(코로나19) 사태와 자연재해로 주민 생활이 악화되고 경제적으로 나날이 어려워지는 속에서도 각 도의 도급기관 고위 간부들에게 지난 시기와 다른 고급 선물지함(상자)들을 3지함씩 나눠주는 특혜를 베풀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해마다 국가적 명절을 계기로 당 정권기관과 보위부, 안전부 등의 고위급 간부들에게 김정은 국무위원장 이름으로 선물을 내리는데, 올해 9·9절에는 유독 고급 공업품과 식료품들로 구성된 선물상자를 내려보내 화제가 되고 있다.

올해 9·9절을 기념해 내려진 선물 명세표를 보면 공업품은 ▲고급양복 남녀 각각 한 벌씩 총 2벌 ▲내의 남녀 각각 한 벌씩 총 2벌 ▲고급 넥타이 ▲고급 경질그릇 12개 ▲성천담배 한 보루 등으로 구성됐다.

또 식료품에는 ▲꿀 1kg ▲말린 과일 4봉지 ▲통조림 12캔 ▲마른 낙지 6마리 ▲42도짜리 고급 외국 술 4병 ▲고급 포도주 2병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중앙에서 내려온 공급차들에서 선물지함을 인수해 도내 간부들 집에 전달하는 인계사업이 지난 4일 끝났다”면서 “도내 간부들은 정주년도 아닌데 이런 선물들을 주는 것이 의아하다면서 당에 대한 간부들의 충성심을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고위 간부들과 그 가족들은 예년과 사뭇 다른 고급 선물 지급에 당이 늘 관심을 가지고 지켜주고 믿어주는 사람들이며 진정으로 당과 운명을 함께 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보여주려는 의도가 깔려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는 전언이다.

다만 이들은 이번에 고급 선물을 받고도 그리 달가워하지 않는 듯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선물을 받아 좋기는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대가를 치러야 할 일이 생길 수도 있다면서 한편으로 두려움도 표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그런가 하면 도내 간부들에게 선물이 내려졌다는 소식이 주민들에게도 전해지면서 주민 사회 내에서는 여러 불만의 목소리도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주민들은 “고위 간부들은 여러 기관·기업소들로부터 비법(불법)적인 선물도 많이 받고, 시·군들에서 보내온 선물도 많이 받아 국가가 아무것도 주지 않아도 살아갈 사람들인데 위에서까지 이렇게 고급스러운 선물을 받는다”는 등 불만스러운 반응을 보였다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