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원산갈마지구 도로변 노후 주택 철거 후 새 아파트 건설

북한이 양강도 삼지연군 꾸리기와 함께 역점 개발사업으로 추진 중인 강원도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건설을 위해 관광지 주변의 노후한 주택을 철거하고 신형 아파트 건설을 진행하고 있다고 내부 소식통이 28일 전했다.

북한 당국은 원산이 관광지구의 배후 도시 기능을 원활히 수행할 수 있도록 갈마비행장이 있는 명사십리동에서 해안과 시내로 나가는 도로를 재보수하면서 도시 미관 차원에서 허름한 집들을 모두 철거하고 아파트 건설을 지시했다.

이곳엔 비행사 가족들이 사는 고급 아파트도 있지만 일반 주민들 살림집은 따닥따닥 붙어 있을 정도로 한심한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이 도로 주변 집들이 너무 낡아 전체 건설성과를 깎아내릴 수 있고, 향후 관광지에 외국인들이 다닐 때 보기가 좋지 않다는 이유로 이 같은 지시를 내렸다는 것이다.

강원도 소식통은 이날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원산시내 주민들은 철거지역 아파트건설에 동원되어 총력 전투를 벌이고 있다”면서 “워낙 속도전으로 해서 올해 말이면 아파트 외부 골조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 초부터 원산 시내 공장, 기업소 노동자들은 대부분 해안관광지구 건설과 아파트 건설 돌격대로 착출돼 현장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속도전식 건설을 진행하고 있다.

북한 강원도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 건설장에 등장한 구호. /사진=데일리NK 자료사진

소식통에 따르면, 스무 세대 정도인 인민반 별로 매달 건설 현장을 지원할 지함을 내야 하는데, 그 안에는 최소 20만 원 상당의 물자가 들어가야 한다고 당국은 지시하고 있다.

여맹조직들도 건설대의 영양을 보충할 음식 준비에 나서고, 동별로 지원구간을 정해 유휴 인력까지 동원하고 있다.

소식통은 “매일 속도전을 강조하다 보니 주민들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면서 “이렇게 달마다 지원물자를 내야하고 거기에 관광지구 건설, 철거지대 건설까지 겹치니 건설이 끝날 때까지 전투에 전투의 연속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갈마지구 총동원 전투로 인해 주민들은 지원 물자에 허리가 휘면서도, 돌격대 이외의 가족 구성원들의 생계도 해결해야 하는 이중고로 고단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원산 여성들은 ‘녹초 상태’라고 전했다.

철거 지역 주민들은 새 아파트를 우선 배정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지만, 공사 기간 친척이나 지인들의 집을 전전하면서 월세까지 내고 있어 장사 밑천을 다 까먹고 있다는 하소연도 나오고 있다.

북한은 올해 신년사에서 갈마관광지구 조성 계획을 밝히고 내년 태양절(4.15)까지 공사를 마칠 계획이었으나, 8월에 이곳을 찾은 김정은은 내년 10월 10일 노동당 창당 기념일까지 완공하라고 건설 기한을 수정 지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