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식량 형편 긴장해있다’는데 쌀값 비교적 안정세…이유는?

평양·신의주·혜산 쌀값 4000원 중반대 형성돼..."국가식량판매소, 가격 안정화에 긍정적 영향" 평가도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3일 “모든 포전을 옥토로 만들어 알곡증산의 튼튼한 담보를 마련하자”라고 촉구했다. 사진은 룡천군 장산협동농장./사진=노동신문·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제8기 제4차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식량문제 완전 해결”을 강조한 가운데, 최근 북한의 곡물가격이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내부에서는 국가식량판매소가 곡물 가격 안정화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데일리NK 소식통을 통해 지난 11일 조사된 북한의 쌀 가격은 1kg당 평양 4500원, 신의주(평안북도) 4600원, 혜산(양강도) 4700원이었다. 보름 전인 지난해 12월 27일 기준 가격과 비교할 때 지역별로 100원 가량 오른 가격이지만 여전히 4천원대의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물론 매년 추수가 시작되는 10월부터 이듬해 음력설 전까지 곡물 값이 안정화되는 시기이지만 지난해 가을부터 현재까지의 쌀 가격은 예년에 비해 변동성이 적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의 경우 2020년 10월에서 2021년 1월 말까지 3500원에서 5000원까지 가격 등락이 계속됐다. 

보름 만에 1kg당 1000원이 올랐다가 다시 1000원이 하락하는 양상이 나타났을 뿐만아니라 평양, 신의주, 혜산 등 지역 간 쌀 가격 격차가 1000원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이와 비교할 때 지난해 10월부터 현재까지 지역별 쌀가격은 비교적 완만하게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지역 간 차이도 100~500원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다.

옥수수 가격도 지난해 10월부터 현재까지 1kg당 2000원에서 100~200원 사이의 완만한 등락을 보이고 있다. 

지난 11일 기준 옥수수 가격은 1kg당 평양 2200원, 신의주 2150원, 혜산 2400원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1월 이후 오름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북한 주민들은 국가식량판매소가 곡물가격 안정화에 어느 정도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부 소식통은 “국가가 식량판매소를 통해 수매한 쌀과 강냉이(옥수수)를 일정한 가격으로 판매함으로써 시장 가격이 크게 오르지 않은 것 같다”며 “처음에는 국가가 왜 식량 가격까지 통제하려고 하냐며 불만을 나타내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지금은 좋은 평가가 더 많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를 단속하는 ‘82연합지휘부’가 곡물을 사재기 하거나 시장가격보다 훨씬 높은 가격으로 판매해 폭리를 취하는 상인들을 단속하고 나선 것도 곡물 가격 안정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국가식량판매소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평가는 보릿고개가 시작되는 3, 4월 이후가 돼야 명확해 질 것으로 보인다. 

공급량 부족으로 가격이 오름세를 보일 때 국가식량판매소에서 낮은 가격으로 쌀과 옥수수를 판매한다면 시장의 가격 상승을 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곡물 판매 상인들 사이에서는 ‘광명성절(2월16일·김정일 생일) 명절 준비를 시작하는 1월 말부터 곡물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과류, 기름, 술 등 명절 공급 생산을 위해 곡물이 대량 소비되기 때문이다.  

한 상인은 “국가식량판매소가 시장보다 싸게 쌀이나 강냉이를 판다고 해도 창고에 쌀이 없는데 어떻게 식량을 싸게 팔 수 있겠냐”며 “중국에서 수입으로 들여오는 게 아니라면 쌀값은 오르는데 국가가 식량을 팔 수 없는 시기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