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반사‧비사연합지휘부, ‘82연합지휘부’로 변경…상설 조직 전환?

6월 당 전원회의 결정에 따라 각 기관에 통보...소식통 “반체제 행위 근절 의지 드러내”

지난 6월 하달된 당 중앙위원회 지시문. /사진=데일리NK 내부 소식통 제공

북한 당국이 지난 6월 진행된 노동당 제8기 3차 전원회의 결정에 따라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 연합지휘부를 ‘82연합지휘부’로 명칭을 변경한 것이 뒤늦게 확인됐다.

최근 데일리NK가 입수한 당 중앙위원회 지시문에 따르면, 당국은 이 같은 결정사항을 통보하면서 “(향후 활동은)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와의 투쟁에서 통일적인 지휘체계를 철저히 세우는 데 기본 목적을 두고 진행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명칭 변경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 조직이 한류 콘텐츠 향유는 물론 밀수나 중국 손전화(휴대전화) 사용 등 주민 감시에 주력하고 있는 만큼 조직 은폐를 노린 조치로 관측된다.

실제 82연합지휘부 명칭 변경 사안은 해당 기관에만 전달되고 일반 주민들에게는 알려지지 않았다는 전언이다. 또한 본지 확인 결과 노동신문에도 해당 명칭은 게재되지 않고 있다.

또한 북한의 특성상 최고지도자의 말씀을 부각하기 위해 명칭 변경을 시도했을 가능성도 나온다.

실제 한류 통제의 가장 대표적인 기구로 널리 알려진 ‘1.09상무’(109 그루빠)는 ‘외색 자본주의 사상을 척결하라’는 김정일의 교시 날짜(10월 9일)를 따서 조직됐다. 또한 김정은 집권 이후 가장 눈에 띄는 조직으로 ‘1.14상무’가 꼽히는데, 불법 출판물과 녹화물을 단속하라는 김정은의 교시(1월 14일)에 따라 만들어졌다고 한다.

특히 원래 깜빠니아(캠페인) 형태였지만 향후 상설 조직으로 전환하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의 일환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소식통은 “각급 82연합지휘부는 그 집행 내용을 일, 주, 월별로 중앙에 보고하는 식으로 규율이 강화됐다”면서 “(이는) 체제에 반하는 각종 행위를 완전히 뿌리 뽑을 때까지 이 조직을 운용하겠다는 의지가 느껴지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또한 당국은 82연합지휘부의 임무와 역할 강화도 꾀했다. 아울러 각 지역 조직의 연계‧협동을 통해 일종의 ‘섬멸전’을 강도 높게 진행하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특히 당국은 ‘인민의 생명 안전을 엄중히 침해한 강력범죄자들과 마약, 미신, 불순출판물범죄자들’에 대해서는 단호히 처리하라고 지시했다. 속전속결로 처리해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지 못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밖에 ‘보고 누락’ ‘지휘 체계 무시’ 등 시스템에 혼란을 주는 행위에 대해서는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점도 부각했다. 이는 책임감을 강조하면서 각종 부정부패 발생 가능성을 철저히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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