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농업지대 토지 산성화 심각… “유기질비료 생산 다그치지만…”

보통강유기질복합비료공장
보통강유기질복합비료공장.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의 토지 산성화 수준이 심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토지 산성도를 중화시킬 수 있는 유기질 비료 생산을 다그치고 있지만, 산성화된 토지 면적이 워낙 방대해 제대로 손을 쓰지 못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22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12월부터 진행된 토지조사가 마무리됐다”며 “조사 결과 토지의 산성화 정도가 엄중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토지가 산성화되면 작물의 생장에 필요한 영양성분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생산량에 악영향을 준다. 또한 생장에 도움을 주는 미생물의 발달도 억제돼 병해충에도 취약해진다.

소식통은 “숙천, 평원, 문덕, 안주, 개천 등 주요 농업 시·군들의 토지 산성도가 높아 심각한 문제”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도 당위원회와 도 인민위원회, 도 농촌경영위원회가 총동원됐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토지 산성화는 대기의 산성 오염물질이 강우로 떨어지는 것과 과도한 산성 화학비료를 사용하는 것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북한은 화학비료 대량 투입을 통한 단기적인 생산성 증대에만 몰두하다 보니 지력(地力)이 약화하고 심각한 토지 산성화가 발생하고 있다.

소식통은 “논밭의 지력이 떨어지는 것은 전체 농촌의 보편적인 현상이며 특히 평안남북도, 황해남도, 강원도가 심각하다”면서 토지 산성화가 일부 지역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닌 전국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소식통이 언급한 평안도, 황해도, 강원도 지역은 북한의 주요 곡창지대로서 토지 산성화가 지속되면 장기적으로 식량 생산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당국은 산성화된 토양을 중화시킬 수 있는 흙보산비료, 신양2호 발효 퇴비 등 유기질 비료 생산과 실어내기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현재 농촌 논밭에 정보당 수십t씩 유기질 비료를 뿌리면서 산성 토양과 냉습지(冷濕地) 개량, 흙깔이(객토)를 하고 있지만, 아무리 해도 전체 면적의 10%도 안 되는 형편이라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이 때문에 북한은 매년 초 부족한 비료 확보와 산성화 토질 개선을 위해 시도별로 퇴비생산에 중점을 두고 농사 준비를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앞서 본지는 소식통을 인용해 함경북도 일부 지역 주민들에게 1인당 150~500kg에 달하는 퇴비전투 목표량이 할당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관련기사 보기: 北 새해 첫 과제는 역시 ‘퇴비 전투’… “노동자 1인당 500kg 내라”)

이는 지난해에 비해 1.5~2.5배 늘어난 수준으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더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국경봉쇄로 비료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할당량을 늘린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현재 북한은 농업 생산을 늘려 주민들의 먹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중대 과업으로 제시하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달 21일 기사에서 “새로운 5개년계획기간 식의주문제 해결에서 기어이 돌파구를 열고 인민들이 폐부로 느낄 수 있는 실제적인 변화와 혁신을 이룩하려는 것은 우리 당의 확고한 결심”이라며 “농업부문의 전체 일군(일꾼)들과 근로자들은 ‘쌀로써 사회주의를 지키자!’, ‘쌀로써 우리 혁명을 보위하자!’는 구호를 높이 들고 당대회 결정 관철을 위한 투쟁에 총매진함으로써 농업 생산에서 획기적인 전환을 일으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현실에서는 비료부족뿐만 아니라 농업 필요한 각종 영농기계를 다루기 어려운 조건들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농기계 수리 정비, 연료 보장, 도로 조건 등의 문제로 모든 농사 차비가 초기부터 난항”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