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경제난에 강력범죄 급증… “군인으로 위장해 ‘묻지마 범행'”

북한군
강변에서 발을 씻는 북한 군인(左), 혜산 지역을 경비하는 북한 군인(右). /사진=데일리NK

최근 북한에 강력범죄가 크게 늘어 불안감을 표시하는 주민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군인 또는 군인으로 위장한 일반인들에 의한 범죄도 늘어, 이웃 간의 교류도 줄어드는 등 흉흉한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23일 데일리NK에 “순천시 보안서(현 안전부)에서 집계한 지난달 일반범죄 중 강력 사건이 약 50%를 차지한다”면서 “특히 이 중에는 실제 군인도 있었지만 군인으로 가장한 범죄자들도 많았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들은 보이면 보이는 대로, 주인이 있어도 아랑곳하지 않고 물건을 훔친다”면서 “요즘 시장 활동이 경직(위축)되면서 일명 ‘닥치는 대로 도적’이 더 성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열악한 보급에 기인한 군인들 도둑질은 상당히 오래전부터 북한의 주요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돼 왔다.

이와 관련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보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5월 전쟁예비물자 관리 소홀과 착복 등 군(軍) 부정부패 문제를 낱낱이 파헤쳐 처벌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관련기사 바로 가기 : 김정은, 부정부패 칼 빼드나?착복 행위 엄히 처벌지시)

그러나 김 위원장의 지시사항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군 기강 해이 문제와 부정 부패 문제가 해결되지 않다고 한다. 여기에 사회 질서 유지를 위한 경찰력 부족 문제도 군인들의 범죄를 막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로 지목된다.

그런데 최근에는 군복을 입고 마치 군인이 저지른 범죄처럼 위장하는 주민들도 증가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이에 대해 소식통은 “조선(북한)에서는 군인도, 군인 신분으로 위장한 사람도 범죄를 저지르기 수월하다”고 말했다.

이는 군복을 입고 도둑질하면 일반인들이 지레 겁을 먹고 저항하지 못한다는 점을 이용한 범죄가 기승을 부린다는 말로 풀이된다. 일반인이 군복을 입고 범죄를 저지르면 수사에 혼선을 줄 수 있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최근에는 군인으로 위장한 민간인들에 의한 살인사건까지 발생해 주민들이 한층 더 불안해하고 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소식통은 “얼마 전 순천시 부산동에서 두 명의 남성이 서로 공모하여 군인으로 가장한 다음 남의 집 출입문 열쇠를 까고(부수고) 들어갔다”면서 “녹음기와 천연색(컬러) TV, 쌀을 훔쳐서 나오려는데 집주인이 반항하자 목을 졸라 질식시키고 도주한 사건이 있었다”고 전했다.

북한 형법(89조)에는 군인으로 가장해 사회적으로 위험한 행위를 한자는 1년 이하의 로동단련형에 처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여기에 고의적 중살인죄(266조)까지 더해져 해당 남성들은 10년 이상 중형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