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장·식당 경영난 시달려…北 노동자 임금 체불 우려도

코로나19에 판로 막혀 어려움 겪어…北, '충성자금' 통한 외화 획득도 차질 빚어질 듯

중국 지린성 투먼의 삼마생산기지 모습. 이 공장에서 북한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다. / 사진=데일리NK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수출에 의존하는 중국 내 공장들이 경영난에 시달리면서 이 공장들에 파견된 북한의 노동자들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일 데일리NK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는 중국 랴오닝(遼寧)성과 지린(吉林)성 등 북중 국경지대의 공장들이 최근 정상 운영에 들어갔지만, 생산품의 판로가 막히거나 원자재 수급이 어려워 현재 부도 위기에 몰리고 있다.

대부분 의류나 수산물을 임가공해 수출하고 있는 이들 공장에는 중국 현지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임금이 낮고 기술 숙련도와 생산성이 높은 북한 노동자들이 대거 채용돼 일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매출이 크게 떨어지면서 북한 노동자들의 임금 체불 우려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실제 북한 노동자들을 고용하고 있는 랴오닝성 단둥(丹東)의 의류공장들은 대체로 내수보다는 한국과 일본, 미국, 유럽 등 해외시장에 의존하고 있는데, 코로나19 사태로 생산과 수출에 타격을 입고 제품을 제때 납품하지 못하면서 상당한 손해를 보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식통은 “이러한 공장에서 일하는 조선(북한) 노동자들은 1~2개월가량 무급 상태였다가 얼마 전부터 일을 시작했다. 그런데 공장 수익이 크게 떨어져 일을 하더라도 월급을 제대로 못 받을 수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중국 내 북한식당들은 물론 옌볜(延邊) 일대의 투먼(圖們), 훈춘(琿春), 카이산툰(開山屯) 내 공장들의 경우에도 영업을 다시 시작했지만 경영 사정이 어렵기는 마찬가지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상황에 이곳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도 제대로 월급을 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는 전언이다.

앞서 본보는 대북 소식통을 인용해 훈춘의 수산물 임가공 공장의 경우 주원료인 수산물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고용된 북한 노동자들이 여전히 일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관련기사 보기 : 중국 내 북한식당 영업 재개 움직임…北 노동자들 공장 출근도)

중국 내 공장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은 평균적으로 적게는 2000~2500위안(한화 약 35~45만 원), 많게는 3000위안(약 50만 원)을 월급으로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중 절반가량을 당국에 ‘충성자금’으로 상납해왔다는 점에서 해외 파견 노동자들의 임금 체불이 현실화할 경우 북한 당국의 외화 획득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북중 접경지역에서 활동하는 한 북한 무역일꾼은 “중국에서 비루스(바이러스)가 물러나고 있어 공장 노무자나 식당 복무원들이 다시 돈을 버나 했는데 그전만큼 벌리지 않고 있다”며 “충성자금을 계획대로 거두기 어려운데 무조건 만들어 내야 하니 회사 대표부나 책임성원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그래서 밤에도 다른 일거리를 찾아 악착같이 돈을 버는 곳들도 있다”고 말했다.

랴오닝성의 한 북한 식당 관계자 역시 “코로나 때문에 중국 경제도 좋지 않다보니 중국인들이 전만큼 오지 않고 있어 이익이 크게 줄었다. 그래서 돈을 더 많이 쳐주는 곳으로 복무원들을 파견시키고 있다”며 “다른 식당에서는 숙소에서 할 수 있는 일거리를 따와 밤에 일을 시키기도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