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朴 ‘경선 룰’ 결판이 강재섭號 운명 가른다

▲ 이명박 전 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가 ‘경선 룰’을 둘러싸고 극한 대립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강재섭 대표가 장고에 들어갔다. ⓒ연합

“한 사람(이명박)은 웃고 한 사람(박근혜)은 경색됐지만 속은 똑같다. 자기 주장대로 해달라는 것”이라며 “버량 끝에 붙어선 양쪽의 의견을 더 이상 들을 필요가 없다. 이제는 내가 결정할 수 밖에 없다”

한나라당 유력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가 ‘경선 룰’을 두고 극단적인 대립 양상을 보이며 ‘제 2차 내분’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가 털어놓은 말이다.

일단 강 대표는 중재안을 내놓겠지만 양측이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밀어 부치겠다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중재안 거부 시 사퇴설’과 관련해서도 아직까진 강한 거부 반응을 보인다.

빅2간의 대립으로 극한으로 치닫던 분열양상을 4일 박근혜, 이명박, 강재섭, 김형오 간의 긴급회동으로 사퇴수습에 나섰지만 빅2가 최대 대치점인 ‘경선 룰’을 두고 격렬하게 충돌, 골이 더 깊어졌다. 강 대표의 이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는 상황.

이미 빅2 중심에서 ‘당 중심’으로 일대 전환을 노렸던 강 대표의 노림수도, 빅2간 화해와 협력 모색도 ‘물 건너 갔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경선 룰’에 따른 분열을 ‘봉합’하는 문제가 대선을 앞둔 ‘강재섭 號’의 앞날을 가늠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 조소까지 나오고 있다.

현재 ‘경선 룰’은 ‘8월-20만 명’(대의원 4만명:책임당원 6만명:일반국민 6만명:여론조사 4만명, 2:3:3:2)로 결론이 난 상태.

하지만 여론조사 20%를 차지하는 여론조사 반영 방식을 놓고 박 전 대표 측은 비율을, 이 전 시장 측은 숫자를 각각 고집하고 있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숫자를 기준으로 삼으면 4만명이 그대로 반영되지만 비율을 적용할 경우 투표율이 낮으면 낮을수록 여론조사 반영 표수도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각각 당심(박 전 대표)과 민심(이 전 시장)에서 ‘비교 우위’에 있다는 생각에서 서로 경선에서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본격적인 ‘힘겨루기’에 나선 것이다. 이는 ‘본선’보다는 당 내 경선이 대권 향방을 결정지을 것이라는 판단에 기인한다.

두 주자간 양보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강 대표가 중재안을 내놓더라도 합의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

강 대표는 ▲상대적으로 투표참여율이 높은 대의원 투표율을 여론조사 반영 기준으로 삼는 방안 ▲대의원-당원 투표율의 평균치를 적용하는 방안 ▲4만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뒤 무응답층을 제외한 각자의 득표수를 반영하는 방안 ▲여론조사 반영표 최저치를 보장해 주는 방안 ▲투표일 확대 등을 통한 국민선거인단 투표율 제고 등을 ‘중재안’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는 6일 “현재의 경선안은 이미 내가 세번이나 양보한 원칙”이라며 “더 이상 원칙을 허물 수는 없다. 행여 강재섭 대표가 내놓은 중재안이라고 해도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측의 대리인인 박형준 의원도 “민심을 50% 반영한다고 해놓고 결과적으로 민심 30% 반영하는 것이야말로 원칙을 어기는 것”이라고 말해 정면으로 반박했다.

안으로는 ‘경선 룰’ 대립으로 내분 조짐, 밖으로는 범여권 진영의 대통합 논의와 노무현 대통령의 대선개입이 노골화되고 있는 상황에 ‘한나라당 호(號)’를 이끌고 있는 강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의 선택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