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북한의 핵프로그램을 중단시키기 위해 계속 끝없는 협상 테이블에 앉지는 않을 것이라고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2일 밝혔다.
힐 차관보는 이날 AP 통신과 회견에서 “교착상태에 빠진 회의 후 다시 거기에서 지지부진한 회의에 그냥 앉을 수 없다”고 말하고 “퇴장을 위협하고 싶지는 않지만, 진전을 보기를 원한다”며 북핵 6자회담 재개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시사했다.
힐 차관보는 협상이 내년 1월쯤 재개되고, 북핵 6자회담 참가국 중 하나인 한국에서 사전 회의가 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힐 차관보는 지난 9월 6자회담에서 경수로 핵프로그램의 추진을 요구한 북한은 단지 그 요구를 검토하겠다는 약속만 받았을 뿐이라며 북한이 먼저 핵무기프로그램을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들이 무기를 제거한다면 우리는 유화적인 입장에서 그 나라를 향해 문을 열기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힐 차관보는 또 북한이 핵 계획과 관련한 국제사회의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그동안 북한으로 수입된 것으로 알려진 원심분리기와 고농축우라늄(HEU), 특수합금 등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원료와 장비들에 어떤 일들이 일어났는 지를 밝혀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그는 “6자회담이 진전될 수 있다면 적당한 상황에 평양을 기꺼이 방문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자신은 회담 진전에 관심이 있지 제스처에는 관심이 없다고 전제를 달았다.
한편 힐 차관보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로 촉발된 한국 및 중국과 일본 간 갈등이 6자회담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워싱턴AP=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