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강도 혜산시에 살면서 돈 이관 브로커로 활동해오던 한 여성 주민이 최근 한 주민과 함께 산에 올라 외부와 통화하고 내려오다 보위부에 붙잡히는 일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오래전부터 탈북민들이 보내온 돈을 내부 주민들에게 전달해주며 소위 ‘왕초’로 불리던 이 여성 주민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모든 것이 강하게 통제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보위부와 안전부의 단속과 감시를 뚫고 브로커 활동을 지속해왔다.
특히 이 여성 주민은 브로커 일을 하는 데 있어서 막힘이 없고 실속있는 것으로 한국이나 중국에 사는 탈북민들에게 신용이 좋고, 혜산시 내에 탈북민 가족을 둔 주민들의 어려운 부탁도 잘 들어주는 것으로 소문난 인물로 알려졌다.
그러다 지난 8일 이 여성 주민은 보위부의 도청감시를 피하려 탈북민 가족을 둔 한 주민과 함께 산으로 올라가 통화하고 내려오다가 보위원에 걸려 현장에서 체포됐다.
이 여성 주민은 북한 당국이 코로나19 방역을 내세워 강력한 거리두기와 이동 통제를 하는 상황에서 한국에 사는 한 탈북민의 부탁을 받고 몰래 그 가족을 집으로 데려오고는 함께 몸을 움직여 나무꾼으로 가장하고 산에 올랐다가 무사히 일을 끝내고 내려오던 중 보위원의 단속에 걸리고 말았다는 것.
보위원은 두 사람이 빈 지게를 메고 있는 것을 보고 이상히 여겨 잡아 세운 뒤 그 자리에서 강제로 몸을 수색했고, 브로커인 여성의 몸에서 중국 휴대전화를 찾아 압수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그 휴대전화에는 한국에서 보내온 탈북민 가족들의 사진과 동영상이 들어있었으며 북한에 남아 있는 가족들의 사진을 한국에 보낸 기록이나 통화한 기록도 그대로 남아 있었다고 한다. 브로커인 여성 주민은 함께 산에 오른 주민에게 한국에서 온 동영상을 집에 돌아와 다시 보여주려고 지우지 않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브로커는 상황을 역전시켜 보려고 보위원에게 온갖 사정을 다 하며 마음을 돌리려 했지만, 끝내 함께 산에 오른 주민과 보위부로 호송됐다”며 “이들이 남조선(한국)과 전화한 죄도 크지만 지금 정세에서 코로나 방역과 관련한 어떤 사건도 그냥 넘어가지 않을 정도로 잡도리를 하고 있어 정부의 방역 정책을 무시한 죄까지 합쳐져 무거운 법적 처벌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