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신보가 3월에 공개한 평양 10만호 건설 공사 현장. ⓒ조선신보 |
북한 당국은 9월까지 북쪽 룡성구역부터 서포를 거쳐 남쪽의 력포구역에 이르는 철도연선에 2만 세대, 수도의 중심부 각 구역에 1만 5,000세대를 건설할 예정이었다. 올해 9월까지 건물조립 공사를 기본적으로 끝내고 내부미장 등을 추진해 올해 말까지 완성시킬 계획을 세웠다.
그런데 9월까지 완공시켜야 할 기본 골조 공사가 시멘트와 자재 부족으로 공정이 지연돼 곳곳에서 공사가 중단되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9월까지 공사를 마치고 미장과 내부 설치에 들어간다고 했는데, 시멘트 부족으로 외부 형태도 아직 완공이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평양 10만세대 건설 자재 보장을 위해 상원세멘트련합기업소, 천리마제강련합기업소를 비롯한 전국의 공장, 기업소들을 총동원하고 있다. 북한의 한 해 시멘트 생산량은 우리의 12% 수준인 640만 톤이다. 북한은 매년 사회 기반시설, 국가 주요 시설, 군사시설 공사에 필요한 시멘트도 충분히 공급하지 못해왔다.
여기에 올해 희천발전소 등 대형 발전소와 평양 10만호 건설이 추진되면서 시멘트 부족 현상이 더 심각해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해 평양 10만호 건설을 위해 ‘평건투자개발그룹’이라는 회사를 세워 3억2000만 달러 외자 유치에 나선 바 있다. 이 회사가 올해 초 작성한 투자의향서에는 3월 기초공사에만 30만 톤의 시멘트가 공급돼야만 공사를 진척할 수 있다고 나온다.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에 따르면 3만 5천 세대 공사는 지난해 9월에 착공됐다. 평양시는 해당 구획에 있었던 낡은 살림집들을 철거하고 토지를 정리한 뒤 선행공정인 하부구조망 공사를 진행했고, 3월에는 건물기초공사와 골조 조립공사에 착수하는 등 발 빠른 행보를 보였다. 그러나 6월부터 시멘트 부족으로 공사 진척이 더디고 일부 인력이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평양 10만세대 건설 사업은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이 주도하고 있다. 그는 올해 최고인민회의에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에 임명됐다. 소식통은 “장성택이 ‘석탄이라도 팔아서 시멘트를 조달하라’고 지시를 내리고 해외 외화벌이 기관에도 총동원령을 내렸다”고 말했다.
평양 10만세대 건설은 북한이 강성대국 건설을 과시하는 제1의 전시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또한 후계자로 유력한 김정은의 업적 사업으로 내세우고 있어 성과에 차질이 생길 경우 후계사업에도 일정한 타격이 예상된다. 9월 당대표자회를 앞두고 공사가 중단되면 김정은의 대외 이미지에도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