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시민 김장용 채소 함북道가 맡아라

북한 강수량이 평년 대비 매우 적어 대부분 지역에서 배추, 무 등과 같은 채소 농사가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평양시 주변 협동농장들을 중심으로 서해 지역의 채소밭을 갈아엎을 만큼 피해가 컸다고 내부 소식통이 알려왔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4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평양시를 중심으로 서해지역의 김장용 채소는 건져낼 것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한심하다”면서 “수도 평양 시민들의 김장용 채소는 함경북도가 맡아 책임지라는 지시가 하달됐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올해 초부터 시작된 극심한 가뭄과 병해충 피해는 봄 남새(채소)는 물론 겨울철 김장용 남새 생산까지 영향을 끼쳤다”며 “그나마 좀 생산이 괜찮았던 함북 온성, 경원군을 비롯한 일부 지역 농장 배추와 무를 평양으로 직송하라는 내각지시가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지시가 내려오자 이 지역 채소 농장에서 분배받게 되어 있던 군부대와 기관 기업소들에 대한 채소 공급계획은 모두 취소됐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 배추, 무 가격이 며칠 전보다 500원가량 올랐다.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말까지 배추 1kg에 1200~1500원 정도였지만, 최근에는 2000원까지 상승했다. 1가구 5인 기준으로 평균 배추 500kg, 무는 200kg 정도의 김장을 해야 하지만 올해는 배추와 무 품귀 현상에 그마저도 일부를 평양에 올려야 하므로 50% 정도도 하기 힘들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함경북도 지역은 보통 해마다 이달 5일경부터 김장을 시작하기 때문에 그전까지는 세대별 공급을 끝내야 하는데 갑자기 내려진 평양시 공급 지시로 김장 준비가 부진한 상태다. 또 평양시에서 김장은 이달 중순이 지나서야 시작되지만, 전력난 때문에 긴급수송 열차가 준비되지 않아 채소 농장은 아직도 그대로 방치된 상태라고 소식통은 말했다.  


소식통은 “봄부터 여름 내내 이어진 가뭄으로 채소 씨 붙임이 제대로 안 됐고, 진딧물을 비롯한 병해충 피해가 심했다”면서 “가뭄으로 수력발전소의 전기 생산량이 떨어지고 양수기(물 펌프)를 제대로 가동하지 못한 것이 채소 농사가 안된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채소를 평양에 올리라는 지시가 내려오자 주민들은 “다른 지역에 비해 우리는 좀 괜찮다고 안심했는데 (평양으로 올리라는) 날벼락을 맞았다”면서 “(중앙에서 이제는) 가져가다 못해 배추, 무까지 걷어 가느냐, 평양 시민만 사람이냐”는 반응을 보인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북한이 평양에 겨울 채소 긴급 수송 지시를 내린 것은 2007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당시 함경북도 여러 군(郡)에서 생산한 김장용 배추, 무를 평양시민 공급용으로 수송 중, 전력난으로 열차가 지연돼 수천 톤의 채소를 모두 썩힌 바 있다.   


한편 북한은 8월 초순 정도에 김장용 배추를 심어 10월 말이나 11월 초에 수확한다. 이 시기 강수량은 채소 작황에 영향을 미친다. 기상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북한의 8월 강수량은 89.6㎜로 평년(199.2㎜)보다 적었고, 특히 평안남도와 황해남도 지역은 평년대비 30% 미만으로 나타났다. 9, 10월 역시 북한 대부분 지방에서 강수량이 평년대비 40~50% 미만으로 매우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