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한증요법’이라는 이색 찜질을 선보인 평양의 한증탕이 최근 주민들 사이에서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마(大麻, Hemp)를 이용한 찜질이 주목을 받자 평양시내 여러 한증탕에서도 이를 모방해 영업을 하는 등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평양 소식통은 19일 데일리NK에 “평양시 동대원구역 동신3동에 있는 한증탕이 대마한증요법으로 인기”라며 “병원에 의사를 찾아가 약을 써 봐도 잘 낫지 않거나 약 반응이 없는 환자들이 주 고객인데, 일반 주민들도 한 번 갔다 오면 끊지 못할 정도로 계속 이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해당 한증탕에서는 환각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대마 잎이 아니라 대마 줄기 껍질에서 섬유의 원료인 삼베 실을 뽑아내 만든 대마 가공품을 찜질에 활용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대마포(삼베)를 벽지로 붙이거나 삼실로 짠 마대를 바닥에 까는 등 대마 가공품을 채워 넣은 찜질방이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이색찜질방’으로 소개된 바 있는데, 북한에서도 현재 이와 같은 방식의 찜질방이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삼베는 항균성, 항독성, 원적외선 방출 등의 효능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북한의 한증탕에서는 ‘사람이 살아가다보면 체내에 인 성분이 쌓이게 되는데, 이것이 병에 걸리는 주요 원인이다. 대마한증요법을 이용하면 이런 인 성분을 빼낼 수 있다’면서 아직까지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내용으로 고객들에게 광고·홍보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한편, 평양 동대원구역 동신3동의 한증탕이 대마한증요법으로 인기를 끌면서 최근에는 평양 곳곳에서 대마 한증탕이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으로 선교구역 영제동에 있는 평양대마방직공장 후문 쪽에 자리 잡은 한증탕에서도 대마한증요법을 내세워 영업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이 같은 한증탕에서는 평양대마방직공장으로부터 대마 가공품을 들여오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평양대마방직공장은 현재 활발히 가동 중”이라며 “동대원구역의 한증탕은 처음에 여기서 (대마 가공품을) 공급받지 않았지만, 지금은 이곳에서 받고 있다”고 말했다.
평양대마방직은 북측 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 산하 새별총회사와 남측 안동대마방직이 공동으로 출자한 남북 최초의 합영회사다. 북측에서는 4만 5000㎡ 부지와 건물을, 남측에서는 설비 등을 투자해 총 약 3000만 달러 규모의 공장을 세우고 지난 2008년 10월 준공식을 진행했다.
그러나 이듬해인 2009년 초 이명박 정부 당시 남북관계 경색국면 속에서 남측 기술자들의 방북이 막히면서 합작운영은 사실상 중단됐다. 북한은 이후 중국 업체와 사업을 협의하는 등 공장을 지속 운영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으나, 번번이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의 전언대로 평양대마방직공장에서 생산한 대마 가공품이 한증탕 등 수요가 있는 곳에 실제 공급되고 있다면 이는 남측의 투자 설비가 가동되고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남측은 물론 외부의 기술 지원 없이 북한이 자체적으로 대마 가공품을 생산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평양에 1호 남북 합영기업을 세운 김정태 안동대마방직 회장(평양대마방직합영회사 이사장)은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일부 설비가 여전히 가동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투자한 입장에서 설비가 멈춰서는 것만큼 가슴 아픈 일은 없는데, 공장이 가동돼 북한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고 그것이 또 (북한)경제에 도움이 되고 있다면 더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마 가공품을 활용해 인기를 끌고 있는 평양의 이색 한증탕 이용요금은 북한 돈으로 기본 5000원이며, 서비스에 따라 최고 2만 원까지 가격이 오르기도 한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한증탕은 기본적으로 15~45분 동안 이용할 수 있으며, 방마다 한 번에 4~5명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