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입 차단을 위해 ‘최대비상체제’를 가동 중인 북한에서 최근 ‘서울도 코로나로 완전 봉쇄됐다’는 사실과 맞지 않는 내용의 강연이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14일 데일리NK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이 같은 발언은 지난 12일 평양국제비행장관리운영국 일꾼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강연회에서 나왔다. 이 자리에 나온 당(黨) 위원회 선전원이 “현재 남조선(한국)에 또다시 악성 전염병 비루스(바이러스)가 만연화됐다”면서 이같이 언급했다는 것.
또 이 선전원은 “서울 같은 도시가 완전 봉쇄됐다는 점에서 남조선은 국제사회 앞에 심각한 의료실태를 그대로 드러냈다”고도 말했다. 지난 1월부터 육해공 국경 전면 통제 정책을 시행해온 북한이 되레 다른 국가의 ‘거리두기’ 정책을 비꼬는 형태를 취한 셈이다.
여기서 ‘완전 봉쇄’도 우리 정부가 시행한 정책의 실제와도 부합되지 않는 일방적 주장이라는 점도 주목된다. 이는 과장 기법을 통해 한국의 낙후성과 본인들의 체제의 우월성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한국과 관련한 북한식(式) 가짜뉴스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예를 들어, ‘자본주의 양육강식 남조선은 병원 문전에도 못 가보고 죽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는 내용으로 주민강연을 진행해왔다.
사회주의의 우월성을 선전하면서도 내부 결속을 꾀하기 위한 목적으로 일부러 사실을 가짜뉴스를 선전·선동해왔던 것이다.
다만 이번에는 사실을 조금 비틀었다. 사회적 거리 2.5단계로 서울 시민들에게 다른 지역으로 이동 자제를 권고한 것을 ‘완전 봉쇄’로 표현했다. 북한의 선동 기법이 갈수록 진화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강연자는 또 태풍 피해와 관련짓기도 했다. “남조선도 이번 피해로 숱한 인명피해와 물적 자원의 손실을 보았는데 거기에 악성 전염병으로 서울을 완전 봉쇄해 사람들이 정상생활을 못 하고 쑥대밭이 됐다”고 말했다는 것.
강연자는 또 “조선반도(한반도) 어디에서나 큰물(홍수), 태풍에 의한 피해가 속출해 인적, 물적 자원의 손실을 봤다” “그러나 우리는 당의 예방과 현명한 방역정책 등으로 더 우월하게 대처해 나가고 있다”는 주장도 펼쳤다고 한다.
한편 평양국제비행장관리운영국은 조선인민군 공군 민용항공총국 산하로, 국내선, 국제선, 화물선 운항을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는 전(全) 노선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무기한 ‘개점휴업’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