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북 국경에 8총국 인원 투입…장벽·고압선 설치 움직임 또 포착

소식통 "1000여명 선발대로 들어와 계측 작업 중…4·15 뒤 순 건설인원 추가 투입된다는 말도"

북한 군인들이 국경지역에서 철조망 설치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데일리NK

북한이 국경 지역에 콘크리트 장벽과 고압선을 설치할 계획으로 관련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최근 평안북도 국경에도 건설부대 인원들이 대거 투입된 것으로 1일 전해졌다.

1일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북중 접경지역인 의주와 룡천에는 지난달 28일 약 2개 대대 인원과 건설장비 및 자재를 실은 이스즈, 동풍호 등 화물차들이 평양에서 내려왔다.

평안북도 국경에 들어온 약 1000명의 인원은 건설부대로 알려진 평양 8건설국(8총국) 군인들로, 선발대 차원에서 먼저 현지에 들어와 측량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의주는 강가 주변이 가파롭고 룡천은 허허벌판의 해안지대라 이 두 곳에 기술 인원들이 정확한 계측을 해야한다는 지시에 따라 선발대가 먼저 들어온 것”이라며 “지금 변대(전봇대)를 어디에 세울 것인지 등 표말(푯말)을 세우는 초기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동향은 국경에 장벽과 고압선을 설치하겠다는 북한 당국에 계획에 의한 것이라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앞서 본보는 자강도 소식통을 인용해 국경 전 구간에 사람 키를 넘는 콘크리트 장벽을 세우고 3300V 고압 전력선을 설치할 데 대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비준과업이 내려져 국경 연선지역에 자재와 장비, 인원이 투입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 1년이 넘도록 북한 당국의 강력한 국경 봉쇄가 지속되고 있지만, 생계난에 직면한 주민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여전히 국경에서 밀수 등을 벌이고 있다. 이에 북한은 국경을 보다 강하게 통제·단속하려는 일환에서 장벽과 고압선을 설치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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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북한은 현지 경비 병력을 동원하지 않고 별도의 건설 담당 인원을 투입해 작업을 진행한다는 방침으로 전해졌다. 국경경비에 소홀하지 않도록 경비근무 인원은 되도록 공사에 참여시키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소식통은 “지금 국경에 있는 8총국 인원들 외에 4000명 정도가 더 들어올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언제 들어올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전군에서 순전히 건설만 맡을 인원을 선발해 4·15(김일성 생일, 태양절) 뒤에 투입한다는 말이 있다”고 했다.

한편, 현재 평북 국경에 투입된 8건설국 인원들은 국경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지휘부 막사와 군인 숙식용 막사, 자재 보관창고 등을 세우고 현지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8총국 인원들은 건설이 다 끝나고 기술적인 완공 보고를 해야 하기 때문에 완공 기한인 올해 동기훈련(12월) 전까지는 계속 국경에 머물러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