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비전투 현장에 출동한 짜장면, 주민들 배를 채운다

한 그릇에 5000원...기관 기업소에서 공비로 처리하기도

북한에서 생산한 짜장면. /사진=데일리NK

짜장면은 한국을 대표하는 서민음식이다. 특히 아이들이 좋아해 주말이면 가족 동반으로 중국집을 찾거나 앱으로 주문해 먹기도 한다. 최근에는 즉석 짜장면도 다양하게 등장해 집과 편의점에서 간편식으로 즐길 수 있다.

불과 몇 년전까지만해도 북한에서 짜장면은 몇 년에 한 번 먹어볼 수 있는 특별한 음식이었다. 지방 주민들이 평양을 방문하면 반드시 맛보는 음식이 옥류관 냉면과 향만루 짜장면이었다.

북한 사람들의 입맛도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보니 2010년 이후 짜장면이 빠르게 대중화됐고, 이젠 배달도 한다. 추운 겨울에는 배달 주문이 크게 늘어난다고 한다. 시장 매대에서 봉지면을 사와 집에서 만들어 먹기도 한다.

심지어 북한에서 신년사 관철을 위한 새해 전투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는 퇴비 동원장에도 짜장면이 등장해 주민들의 허기진 배를 채우고 있다고 소식통이 전해왔다.

함경남도 소식통은 14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1월 3일부터 진행되는 퇴비전투에 도시와 농촌지역의 주민들이 대거 동원되고 있다”며 “퇴비동원은 농촌지역으로 가야하기 때문에 도시락을 준비해야 한다. 그런데 요새는 식당에서 전화로 주문이 잘 되기 때문에 짜장면을 배달해 먹는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새해 첫 전투에 참가한 주민들이 집에서 싸가지고 간 점심은 얼어버려서 데워먹어야 하는데 이것이 너무 번거롭다”면서 “주로 짜장면과 뗀신(튀김 요리), 밥을 넣은 완자를 주로 주문한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퇴비동원에 나온 노동자들이 짜장면집에서 배달을 시켜 먹는 일이 많아지면서 식당에서는 사전에 주문을 파악해 미리 재료를 준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짜장면은 면 따로, 즙(춘장)따로 가져온다. 현장에서 불을 피워 냄비에 데워 먹으면 얼었던 입과 속이 따뜻해진다. 그리고 즙 양념에는 돼지고기가 들어 있어서 고기맛도 볼 수 있어서 누구나 좋아한다”고 말했다.

여기서 짜장면 한 그릇은 북한 돈 5000원 정도로, 전투에 동원되지 않은 주민들이 낸 상납금으로 처리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북한 짜장면에는 돼지고기와 감자, 된장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웬만한 다른 음식보다 영양가가 좋다고 주민들은 생각한다.

북한 주민들은 초겨울부터 모아두었던 퇴비를 주변 농장에 가져가 할당량을 검사한다. 대부분 개인적으로 할당량을 완수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부식토와 니탄 등을 확보해 보충하는데, 이 작업을 집단적으로 산에서 하게 된다. 그래서 산 주변에서 음식을 먹어야하는 번거로움을 짜장면 배달로 해결하고 있는 것이다.

소식통은 “어차피 오전만 한다고 해도 집에 도착하는 시간이 2~3시 정도이기 때문에 대부분 주민들은 좀 더 일하면서 과제 양을 다 채우려고 한다”면서 “당연히 배가 고프니까 짜장면을 바닥까지 싹싹 비우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소식통은 “연초에는 기관, 기업소는 물론이고 여맹, 인민반 모두 동원되기 때문에 음식장사를 하는 집들이 주문을 받으려고 경쟁을 한다”면서 “지불한 액수에 해당한 양보다 더 주는 것으로 다음 구매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데일리NK가 입수한 북한 봉지 짜장면을 맛 본 ‘북한 물품 리뷰’ 방송 출연자들은 “북한 인스턴트 짜장면은 중국 향신료 맛이 강하지만 먹어보면 짜장면 특유의 구수한 맛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소셜공유
강미진 기자
경제학 전공 mjkang@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