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에 제대로 대비하지 못했다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지적 이후 함경남도의 당과 행정, 사법기관에 대한 중앙당의 집중적인 검열이 진행돼 적잖은 도내 일꾼들이 처벌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남도 소식통은 22일 데일리NK에 “태풍에 미리 대비하지 못해 큰 피해를 본 함경남도의 모든 기관들에 중앙당의 집중적인 검열이 있었다”면서 “검열 결과 많은 일군(일꾼)들이 엄중경고 처벌을 받았으며, 그중에서도 일부는 검덕광산에 보내져 혁명화 단계를 거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함경남도 태풍피해 현장을 찾은 김 위원장은 이번 사태에서 무책임성을 보인 함경남도 일꾼들에게 크게 화를 냈고, 함경남도 당위원장 해임과 더불어 일을 태만하게 한 도내 일꾼들 전반에 대한 집중검열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지난 6일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는 김 위원장이 제9호 태풍 ‘마이삭’으로 함경도에 피해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현지에서 당 중앙위원회 정무국 확대회의를 소집·지도하고 함경남도 당위원장을 교체했다고 전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중앙당에서는 지난 16일까지 함경남도당과 도 인민위원회, 도 보위국, 도 안전국 등 모든 기관에 대해 집중검열을 진행했으며, 태풍을 대비하는 일에서 안일한 사업 태도를 보인 이들을 집중적으로 추려 엄중경고 처벌을 내렸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검열에 따라 함경남도의 일꾼 70여 명에게 엄중경고 처벌을 내렸는데, 그중에서도 경중을 따져 일부에게는 혁명화 처벌을 내리기도 했다.
소식통은 “경(輕)한 일군들 40명은 10월 10일 전까지 검덕광산 살림집 건설에 동원시키기로 하고, 엄중하다고 본 나머지 39명의 일군들에게는 광산 현장복구 건설장에서 올해 말 전반적으로 복구될 때까지 혁명화를 시키는 것으로 구성해서 각각 내려보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이렇게 많은 일군들이 혁명화에 걸려든 것은 보기 드문 일”이라면서 “이번 검열에 걸려들지 않은 도안의 일군들은 다소 한숨을 내쉬고 조심하는 분위기”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특히 함경남도 주민 대부분은 이번 간부 검열과 처벌 소식이 전해지자 속이 시원하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최근의 간부사업이 인성이나 수준과 관계없이 돈에 따라 이뤄지고 있어 그릇이 되지 못하는 사람들까지 간부로 등용되는 형편이라 이런 사태가 빚어졌다면서 간부들의 무능력을 비난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