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北 협박 상투적…아무 득 없는 미사일 개발 멈춰야”

[주간 北 미디어] "제재 지속되면 힘든 건 주민들뿐…빨리 타협해야 하는 건 북한"

영국, 프랑스, 독일 등 국제사회가 최근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호 시험발사에 대응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 소집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추가적인 대북제재 결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미국과의 실무협상 결렬 이후 ‘끔찍한 사변’ 등을 언급하며 위협성 발언을 이어가고 있어, 제재 국면 속 북한 주민들의 경제적 어려움이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는 8일 데일리NK·국민통일방송이 진행하는 ‘주간 북한미디어’ 분석에서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이 북한의 잠수함탄도탄 발사를 규탄해 안보리 긴급회의를 소집했는데 북한은 오히려 ‘끔찍한 사변이 일어날 수 있다’는 협박성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며 “결국 지금과 같은 지지부진한 상태와 제재만 계속될 것이고, 힘들고 죽어나는 것은 북한 주민들 뿐”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5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북미 실무협상의 북측 협상대표로 참석한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는 협상 결렬 후인 7일 오전 귀국차 경유지인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도착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대화할 생각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회담이 진행되느냐 마느냐는 미국 측에 물어보라”면서 “미국이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그 어떤 끔찍한 사변이 차려질 수 있겠는지 누가 알겠느냐. 두고 보자”고 말했다.

이 같은 위협성 발언에 대해 태 전 공사는 “북한이 말하고 있는 ‘끔찍한 사변’이란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재개하겠다는 것”이라며 “문제는 북한의 이러한 협박성 발언에도 미국의 입장은 변할 수 없고 국제 공동체의 대북제재와 압박만 커진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벼랑 끝 협박을 통해 몸값을 높이려는 것은 북한의 상투적 수법이어서 이제 더는 먹혀들어가지 않으며, 지금 미국과 빨리 타협을 봐야 할 당사자는 북한”이라면서 “북한 당국은 이제라도 아무런 득이 없는 미사일 개발을 멈추고 진정한 비핵화의 길에 들어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 3호’. /사진=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처

[다음은 태 전 공사의 분석 내용 전문]

최근 노동신문 등 북한 언론들이 북한의 잠수함 탄도미사일 발사 소식 후 국제무대에서 북한의 지위가 급상승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10월 4일자 노동신문은 정론 ‘지구를 굽어본 우리의 북극성’에서 잠수함탄도탄(SLBM)의 발사로 ‘조선이 통째로 우주에 올라 세계를 굽어보고 있다’고 논평했습니다. ‘조선이 통째로 우주에 올랐다.’ 정말 표현은 그럴 듯합니다.

요즘 북한은 핵탄두를 장착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보유하여 ‘만능의 보검’이 있었는데, 이제는 바다 밑에서 불쑥 쏠 수 있는 잠수함탄도미사일을 보유하게 되어 미국과 한국의 뒷잔등에 시한탄을 매달아 놓은 셈이 되었다고 떠들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북한 언론들은 이러한 무분별한 도발 때문에 북한의 지위가 통째로 우주에 오른 것이 아니라 국제적으로 더욱 고립상태에 빠져 들고 있다는 사실은 북한 주민들에게 알리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5일 스톡홀름에서 하노이정상회담 결렬 7개월 만에 마련되었던 북한과 미국 사이의 실무협상이 8시간 만에 결렬 되었습니다. 외교협상은 성공할 수도 있고 때로는 결렬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협상이 결렬된 지 3일이 지난 8일 오늘까지도 북한 언론들은 외국 사람들이 인터넷을 통해서만 볼 수 있는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협상 결렬과 관련한 소식을 내고, 북한 주민들이 다 보는 노동신문과 북한 조선중앙TV에는 협상결렬 소식을 보도하지 않고 있습니다.

유엔에서는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이 북한의 잠수함탄도탄 발사를 규탄하여 안보리 긴급회의를 소집하였는데, 북한에 새로운 제재를 가하는 추가 결의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북한은 오히려 미국이 북한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끔찍한 사변이 일어날 수 있다’는 협박성 발언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북한이 말하고 있는 ‘끔찍한 사변’이란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재개하겠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북한의 이러한 협박성 발언에도 미국의 입장은 변할 수 없고 국제공동체의 대북제재·압박만 커질 것 이라는 것입니다.

지금 북한은 지난해 싱가포르 1차 미북 정상회담 이후 미국이 채택한 대북제재와 한미연합 군사훈련 등을 완전히 철회하라고 하고 있으나, 미국으로서는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먼저 약속하는 ‘선(先) 포괄적 합의’ 원칙을 포기하기 어렵습니다.

벼랑 끝 협박을 통해 몸값을 높이려는 것은 북한의 상투적 수법이어서 이제는 더는 먹혀들어 가지 않을 것이며 지금 미국과 빨리 타협을 봐야 할 당사자는 북한입니다.

유엔제재 결의에 의하면 올해 12월 말까지 해외에서 일하고 있는 수만 명의 북한 노동자들은 북한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그러므로 지금 북한 내부에서는 북한과 미국 사이에 현 대북제재를 당분간 유예시키는 타협안이 마련되어 해외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현지에서 계속 일할 수 있게 해줄 것을 바라는 욕망이 커지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도 주민들의 이러한 심리를 잘 알고 있으므로 미북 실무협상이 결렬되었다는 실망스러운 소식을 주민들에게 알려줄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핵무기를 끝까지 가지고 있으려는 김정은의 뜻에 반하는 타협안을 미국과 만들 수도 없습니다. 결국 지금과 같은 지지부진한 상태와 제재만 계속될 것이고, 힘들고 죽어나는 것은 북한 주민들뿐입니다.

김정은이 아무리 ICBM이나 SLBM을 만들어도 그것을 미국이나 한국을 향해 쓰는 경우 북한도 초토화되게 되어 있어 결국 쓸 수도 없습니다. 북한 당국은 이제라도 아무런 득이 없는 북극성 등 미사일 개발을 멈추고 진정한 비핵화의 길에 들어서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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