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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북한에는 중국어 학습 열풍이 불고 있다. 장사를 해야 먹고 살 수 있는 주민들은 중국과의 거래와 외화벌이를 위해서라도 중국어는 필수가 되고 있다.
신의주에만 중국어 개인교사 20~30명
25일 중국 단둥에서 만난 북한주민 김석주(가명 41세, 신의주)씨는 “현재 신의주 젊은이들은 중국어 학습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지금 신의주만 해도 한어(漢語) 개인교습을 하는 사람이 20~30명“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신의주 채하동에 외국어 학원(외국어 고등학교)이 있는데 “학업성적이 뛰어난 학생들이 영어나 러시아어보다 중국어를 택한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영어과가 인기 있었으나 지금은 중국어가 앞지르고 있다는 것.
단둥에서 무역을 하는 림태식(가명 45세 신의주)씨는 “5년 전부터 평양외국어대학에서도 중국어 학과가 인기”라고 말해, 현재 젊은층 사이에서 중국어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음을 알 수 있다.
북한에 중국어 열풍이 부는 것은 무엇보다 중국과 장사하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또 최근 중국과의 교류가 많이 늘었고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또 언젠가는 북한도 개방을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섞여 있다.
현재 북한 주민들중 30대 후반까지는 대부분 러시아어를 배웠다. 그러나 구소련 붕괴후 러시아가 쇠퇴하고 중국이 급속 성장하고 향후 세계를 이끌어 갈 것이라는 전망 때문에 젊은이들은 대부분 중국어로 몰려가고 있는 것.
개인교습도 단속 안해
김씨는 “개인교습을 받을 경우 한달에 1만5000원을 내고 매일 2시간씩 공부한다”며 “교재는 평양외국어대학의 초급교재와 김책공업대학 교재를 사용한다”고 전했다.
김씨는 “중급 이상의 교재는 중국으로 유학 갔다가 돌아온 사람들을 통해 구하는데, 책을 구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대부분 베껴서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음성 테이프는 재녹음을 하는데 워낙 많이 돌려서 복사하는 바람에 음질은 떨어진다고 덧붙였다.
림씨는 “법적으로 개인교습이 금지돼 있으나 장군님이 ‘우리에게 이로운 것은 외국의 것이라도 받아들여 이용해야 한다’는 교시가 있었기 때문에 단속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중국 단둥(丹東)= 권정현 특파원 kjh@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