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장이 黨 지시 다른 4세대에 알려라”…북한, 5호담당제 부활?

북한예술영화 ‘우리집 이야기’ 중 인민반회의 장면. /사진=영상 캡쳐

최근 북한에서 인민반 회람장 돌림 방식을 중단하고, 5세대에 1명씩 조장을 선발해 당국의 지시를 주민들에게 전달하는 식으로 전환한 것으로 뒤늦게 전해졌다.

7일 양강도 소식통은 데일리NK에 “지난달 1일부터 혜산시에서 5인 1조 조장제가 도입됐다”면서 “5세대에 한 명씩 조장을 선발해 그들이 매 세대를 다니며 인민반을 통해 전달되는 (당국의) 지시나 과제를 구두(口頭)로 포치(하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코로나 사태 전(前) 인민반 회의는 한 달에 최소 5번 이상씩 열렸고, 이 자리에서 당국의 정책과 방침 전달이 전달되곤 했다. 그러다 회의가 많은 달에는 회람장을 매 세대에 돌려 ‘포치 내용을 읽었다’는 자필 사인을 받곤 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턴 방역을 위해 포치 내용을 주로 회람장으로 돌렸고, 중요한 방침을 전달할 필요가 있다면 가끔 회의를 열기도 했었다.

또한 올해 2월경부터는 주민들의 자필 서명을 받은 회람장을 인민반장은 그날로 동사무장에게 반납해야 했다고 한다.

회람장을 통해 당의 방침과 정책이 전달된다는 점에서 내부 정보가 외부로 유출되지 않기 위한 장치를 마련한 셈이다.

이런 가운데, 북중 국경 지역에서 회람장 내용이 지속 외부로 새어나간다고 판단한 당국이 새로운 방식을 도입한 것이 바로 조장제다.

이와 관련 실제 지난 10월 말, 양강도 인민위원회에는 동사무장 긴급회의를 열어 인민반 회람장 돌림을 중단하고 5세대당 1명을 조장으로 선발해 인민반 포치 내용을 그들을 통해 전달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에 따라 혜산시의 한 인민반에서는 즉시 조장 선발을 선발하는 등 발 빠른 모습을 보여줬다고 한다. 이에 대해 소식통은 “예전 5호담당제가 새로운 방식으로 부활했다”고 평가했다.

여기서 북한의 5호담당제는 1958년 나온 제도로, 당국은 모든 세대를 5호 단위로 나눠서 열성 당원 1명이 나머지 4세대를 감시하게 했다. 각 세대의 일상생활부터 사상 동향 등 일거수일투족을 파악하겠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정보 외부 유출이 많아졌다는 판단에 따라 이를 철저히 차단하겠다는 것”이라면서 “또한 주민들의 사상 변화 추이를 더 면밀히 들여다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