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범수용소 女정신질환자 급증… “미치지 않고는 못 버텨”

[구금시설을 파헤치다②] 요덕에선 지난해 比 약 2배 증가...소식통 “육체적·정신적 스트레스 가중돼”

북한 정치범수용소 내 여성들이 참혹한 인권유린 상황에 놓여있다고 한다. /그래픽=데일리NK

인류 역사상 최악의 인권유린이 자행되고 있는 곳으로 악명이 높은 북한 관리소(정치범수용소). 여기에 수감돼 있는 여성 수감자들은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 것일까.

최근 데일리NK 내부 소식통의 증언을 종합해 보면, 해를 거듭할수록 정치범수용소 내 여성 ‘49호(정신질환)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여성들이 육체적·정신적 고통에 직면해야만 하는 일이 더 많아지고 있다는 뜻으로, 인권유린의 강도가 더욱 강해지는 모양새다.

일단 지난달 중순 집계된 정치범수용소 내부 수감자에 대한 종합관리 총화 결과에 따르면, 국가보위성(우리의 국가정보원과 유사)이 관리하는 수용소 내 49호 여성 환자가 남성에 비해 2배가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함경남도 요덕 정치범수용소(15호 관리소)의 경우 여성 수감자 중 약 78%가 정신 이상질환 증세를 보였다고 한다.

이에 대해 소식통은 “요덕은 원래도 많았는데 올해는 작년에 비해 그 수가 배(倍)로 늘었다”면서 “시설도 노후화돼 제대로 쉴 수도 없는 데다 각종 형태의 폭행들도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상황은 더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여성 수감자들이 ‘가혹한 작업량’을 감당해야만 하는 환경에 놓인 점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이는 남녀 정치범 균등하게 노동 강도를 높이면서 현장에서는 채찍질과 구타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정치범은 ‘공민(公民)권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데 기인한다. ‘사람이 아닌 짐승의 취급을 받아야 한다’ 북한 정치범수용소의 매뉴얼대로 자연스럽게 노동력착취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여성의 신체적 조건도 자연스럽게 무시된다.

/사진=영화 ‘크로싱’ 스틸컷

아울러 ‘일상화된 성폭행’도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와 관련 수용소 내에서는 “관리소에 갓 들어온 여성이라면 어린 소녀라고 할지라도 쩍하면 임신하고 낙태하기 일쑤다”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런 악행은 주로 관리소 지도원들에 의해 자행된다. 이들은 대낮에도 조금이라도 살이 붙어 있는 여성들을 강간하면서 ‘짐승이 사람에게 몸을 바치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하라’는 막말까지 서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사회적 약자에 관한 보호 시스템도 제대로 동작하기 힘들다. 오히려 이를 관리·감독해야 할 지도원들이 통제에 나서기보다는 겁박에 주력하기 일쑤다.

심지어 이들의 인식 속에 여성 수감자들은 “여자가 아닌 암컷” 혹은 “죽어도 마땅한 것”으로 전락한 지 오래다. 나아가 당국에서도 별다른 개선책을 내놓지 않는 등 인권유린은 체제의 비호하에 지속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방역 강화도 여성 수감자 인권유린에 일조한 측면도 있다. 최악의 경제난이 안 그래도 힘든 상황에 놓여 있던 정치범수용소에도 영향을 끼쳤고, 이에 영양실조를 호소하는 사태가 이전보다 많아졌다는 지적이다.

소식통은 “열악한 급식이 이어지는 가운데도 성폭행, 성 착취는 끊이지 않고 있다”면서 “멀쩡한 정신으로 수용소에서 하루도 버틸 수 없을 지경에 빠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편집자 주 : 주민들의 인권을 유린하고 있는 대표적인 곳이 바로 북한 관리소(정치범수용소)입니다. 당국이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이른바 반동분자들을 가두고 그들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를 박탈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당국이 철저하게 은폐하고 있기 때문에 실체는 갈수록 미궁 속으로 빠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에 데일리NK는 김정은 시대 관리소의 실태를 중심으로 각종 구금시설의 현재 상황과 당국의 관련 정책의 변화를 독자들에게 제공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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