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혁명수비대는 9일 사정거리가 이스라엘까지 미치는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시험을 단행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란 관영 알-알람TV의 보도를 인용해 이란 혁명수비대가 사정거리 1250마일(2000㎞)인 신형 샤하브-3 장거리 미사일을 포함한 9개의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고 9일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이날 페르시아만에 발사된 샤하브-3 미사일은 1t에 이르는 재래식 탄두를 장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시험발사에는 사정거리가 각각 400km와 170km에 이르는 젤잘과 파테 등의 미사일도 포함됐다.
이번 미사일 발사는 이란의 핵개발 계획을 놓고 미국과 이스라엘, 이란 사이에 갈등이 고조되는 와중에 단행된 것이어서 주목된다.
통신에 따르면 혁명수비대 공군 소속 호세인 살라미 장군은 “우리가 국가 안위를 지킬 수 있는 역량을 갖고 있음을 보이기 위한 목적”이라며 “적이 긴급상황에 대비해 만전을 기하는 우리의 경계 체제를 허술하게 보는 실수를 범해선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 개발 계획과 관련, 이란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고, 이란은 평화적 이용목적의 핵개발에 대한 미국과 이스라엘의 간섭을 용인할 수 없다고 밝히면서 위기감이 고조됐다.
한편 이번에 발사된 샤하브-3 미사일은 구(舊)소련제 스커드에서 진화한 북한의 노동∙대포동 미사일과 부품∙기술을 공유한 것으로 무기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유성(流星)’또는 ‘구름’이라는 의미의 샤하브 미사일은 이스라엘, 파키스탄에 이르는 장거리용으로 원유수송로인 호르무즈해협을 즉각 위협할 수 있는 무기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2006년 미사일 시험발사와 핵실험을 단행한 북한의 외교전략을 답습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종종 미사일 발사로 긴장감을 고조하면서 결국 핵실험까지 단행한 북한의 전략을 ‘벤치마킹’, 핵개발을 두고 미∙이스라엘 등과 긴장관계에 놓인 이란이 미사일 발사로 위기감을 고조시켜 ‘벼랑끝 전술’을 시도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