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는 17일 “햇볕정책의 성과를 계승해 더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이날 국회 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 열린 김대중기념사업회 주최 ‘김대중 대통령의 국정철학과 대한민국의 미래 토론회’에 참석해 축사를 통해 “김대중 전 대통령이 남기신 꿈을 이제 우리들이 실현할 차례다. 제가 앞장서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안 후보는 지난달 28일 자신을 지지하는 통일 안보정책 전문가 그룹 회의에 참석해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 정부에서 추진한 포용정책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하고 이명박 정부의 상생공영정책을 넘어서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후 7일 비전 발표회에서는 “튼튼한 안보와 유능한 외교 위에 남북 간의 대화와 협력이 진행돼야 국민의 안전과 재산을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북관계-북핵문제-한반도 평화체제의 선순환을 이루겠다”며 북방경제의 블루오션을 열겠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자신이 펴낸 ‘안철수의 생각’에서 햇볕정책에 대해 성과와 비판을 공히 평가했고, 이후 포용정책 기조를 드러냈다가 이날에는 DJ식 햇볕정책 계승 발전의지를 분명히 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햇볕정책 본류에 합류하려는 의지를 더 강하게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
안 후보가 ‘DJ식 햇볕정책’을 계승, 발전시키겠다고 명확히 선언하고 나선 것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의 단일화를 염두에 두고 야권 지지층을 더욱 결집시키려는 전략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또한 그동안 안 후보의 대북정책이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온 만큼 ‘햇볕정책’ 카드로 이를 단번에 만회하려는 의도로도 해석된다.
그러나 단일화 경쟁에 앞서가기 위해 정책 실패 논란이 일어온 햇볕정책을 계승·발전시키겠다는 태도는 안 후보에 대해 경험 부족을 지적해온 상대 진영에 ‘주변에 휘둘린다’는 비판의 빌미를 줄 수 있는 대목이다.
국책기관의 한 연구위원은 데일리NK와 통화에서 “대북정책에서 문 후보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면서 “또한 문 후보와의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호남 민심을 얻기 위한 의도도 내포되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자리에 함께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국민통합을 강조했다. 박 후보는 “우리 국민들이 기다리는 지도자는 준비되고 위기를 이겨낼 수 있는 사람, 경험과 식견의 국정운영능력을 갖춘 사람”이라며 “김대중 대통령께서 국민통합의 리더십으로 경제위기를 이겨냈듯 저도 국민대통합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