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사법·공안기관에 대한 당적 통제를 담당하는 ‘조직행정부’를 신설하고, 해당 부서장에 김재룡 전 내각 총리를 임명한 것으로 2일 알려졌다.
데일리NK 북한 내부 소식통은 이날 “새로 내온 당 중앙위원회 부서는 사법, 검찰, 보위, 안전 기관들에 대한 감시와 당적 통제를 담당하는 조직행정부이며, 이 부서의 책임자로는 이전 내각 총리인 김재룡이 발탁됐다”고 전했다.
앞서 북한 매체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지난달 5일 열린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4차 정무국 회의에서 “당 중앙위원회에 새로운 부서를 내올 데 대한 기구 문제를 검토·심의했다”고 전했고, 이어 13일에 진행된 당 중앙위 제7기 제16차 정치국 회의에서 “당 중앙위원회에 신설부서를 내올 데 대한 문제를 심의·결정하고 그 직능과 역할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당시 신설 부서의 명칭을 밝히지 않은 채 “국가와 인민의 존엄과 이익을 수호하고 사회의 정치적 안정과 질서를 믿음직하게 유지 담보하며 우리의 계급진지, 사회주의 건설을 철통같이 보위해나가는 데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이라고만 언급했다.
소식통은 조직행정부 신설 목적과 관련해 “사법, 검찰, 보위, 안전 기관을 장악·지도할 수 있는 기구를 통해 규율과 질서를 바로잡아 당의 유일적영도체제를 확고히 보장하자는 데 있다”고 했다.
한편, 조직행정부장에는 김재룡이 임명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김재룡은 당의 정책을 잘 파고들어 전개할 줄 아는 전형적인 당 일군(일꾼)으로 높은 당성을 지녔으면서 사법, 검찰, 보위, 안전 기관과 아무런 인연이 없는 순수파 인물이기 때문”이라고 임명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김재룡은 지난달 13일 정치국 회의 당시 내각 총리에 해임되면서 당 부위원장 겸 당 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북한은 공식적으로 김재룡이 어느 부서의 수장인지 밝힌 바 없지만, 소식통에 따르면 그는 신설된 조직행정부를 맡았다.
특히 소식통은 “새로 내온 조직행정부는 장성택이 권한을 휘두르던 과거 당 행정부와 역할이 비슷하다”면서도 “다만 다른 것은 이전에는 행정부장인 장성택 단계에서 100% 중 90%가 결론지어졌다면 이번 조직행정부는 김재룡의 권한이 국한돼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김재룡은 부서 내에서 제기된 모든 문제를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에게 모두 보고하게 돼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김여정에게 크고 작은 모든 사안을 보고하면 그중에서 필요에 따라 특이한 1%의 경우만 김재룡이 직접 ‘1호 보고’를 올릴 수 있도록 하는 체계를 갖춰놨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법 기관 위에 또 다른 권력으로 군림했던 장성택과 달리 이번 김재룡은 결론권을 갖지 못하고 철저히 사법, 검찰, 보위, 안전 기관을 감시·통제·장악해 보고하는 김여정 동지의 손과 발의 임무를 할 뿐”이라고 했다.
현재 북한 내에서는 조직행정부 신설이라는 정치국 회의 결정을 받들어 각 도·시·군·구역의 사법, 검찰, 보위, 안전 기관들을 통제·장악하는 각급 당 부서를 설치하는 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9월 15일까지 조직 및 간부 사업을 완료한다는 입장”이라며 “10월 10일(당 창건일)이 지나면 사법, 검찰, 보위, 안전 기관에 대한 대대적인 검열이 진행될 것이라는 말도 내적으로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