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금업자 동태 살피던 보안원, 결국 탈북 가족 돈 뜯어냈다

2018년 8월 촬영된 북한 양강도 혜산시 전경. / 사진=데일리NK

이달 초 북한 양강도에서 탈북민 가족이 보내온 돈을 중개업자에게 수령하고 귀가하던 한 70대(代) 노인이 보안원(경찰)에 체포됐다가 돈을 주고 풀려났다고 소식통이 14일 알려왔다.

양강도 소식통은 이날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이 노인이 혜산시 연봉동에 사는 송금업자로부터 돈을 받은 후 써비차(물건이나 사람을 운반하는 차)를 타려고 가던 중 길목에 지켜선 보안원의 단속을 받았다”며 “바삐 걷는 이 주민을 보안원 다짜고짜 세워놓고 닦달을 한 것”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 노인은 ‘송금 (중개업자) 집에서 나오던데 뭐하러 갔었냐’라는 보안원의 물음에 제대로 답하지 못했다. 이에 보안원은 ‘가방을 열어보라’ 목소리를 높였고, 이 주민도 ‘무슨 권한으로 수색하냐’고 대들었다.

몰려 드는 주민들을 의식해서인지 보안원은 더는 강압적으로 하지 않고 ‘어디 사냐. 신분증을 보자’고 말을 돌렸다. 코로나19로 인한 이동 통제 중이라는 점을 이용한 셈이다. 결국 이 노인은 혜산시 주민이 아니라는 점이 드러났고, 어쩔 수 없이 보안소에 가서 조사를 받게 됐다고 한다.

정황상 중개업자 집을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있던 보안원이 이 주민의 이상한 낌새에 다짜고짜 단속을 벌였고, 결국 꼬리가 잡힌 셈이 됐다.

소식통은 “이 상황을 지켜본 다른 주민들은 ‘보안서가 송금작업을 감시하는 게 어제오늘 일이 아닌데 너무 경솔했다’는 말로 단속된 주민을 걱정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체포된 이 노인은 송금업자에게서 돈을 받은 사실까지 나오자 어쩔 수 없이 탈북 가족에게 돈을 받았다는 사실을 인정했다고 한다. 이에 보안원은 받은 금액 일부를 벌금 형식으로 내라고 회유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결국 얼마의 뒷돈(뇌물)을 주고 나서 아무 일 없던 것으로 되었다”면서 “이처럼 보안원의 단속은 실제 자기들도 한몫 챙기겠다는 식으로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탈북민이 북한에 송금하면 보위원이나 보안원이 뇌물을 받고 무마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다만 최근 코로나19로 경제난 조짐을 보이자 이 같은 비위가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라는 것이 소식통의 지적이다.

소식통은 “잔뼈가 굵은 웬만한 장사꾼들도 장사가 안되어서, 한국 가족이나 친척에게 어쩔 수 없이 도움을 받는 상황인데, 사법 일군(일꾼)들도 이 같은 상황을 어찌 모르겠나”라면서 “문제가 되지 않을 만큼 조금씩 주민들의 돈을 뜯는 횡포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