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제14기 제12차 전원회의에서 채택된 ‘반동사상문화 배격법’의 실체가 주목된다.
7일 데일리NK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중앙의 지시에 의해 평안남도에서는 최근 긴급 노동당 전원회의 확대회의가 개최됐는데 이 자리에서 교육 기관들과 사회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는 소위 ‘반동적인 사상문화 유포’ 문제가 제기됐다.
구체적으로 보면 북한 당국이 규정한 ‘비사회주의적 행위’ 관련 사례가 나열된 자료가 배포됐고, 이를 근절하기 위한 대책이 논의됐다고 한다.
일단 여기서 중요한 점은 ‘반동사상문화 배격’이 사실상 한류 전파 차단에 목적을 뒀다는 점을 북한 스스로 드러냈다는 점이다. 회의를 주관한 도당 선전·선동 담당 부위원장이 “남조선(한국) 드라마”를 비롯한 이른바 ‘부르주아 날라리풍’이라고 일컬어지는 한류의 반동적 의미에 대해 거친 발언을 이어갔다는 것.
또한 ‘이제 법적으로 명시된 부르주아 날라리풍 문화 전파행위는 범죄이며 이 범죄를 비호, 묵인, 조장시킨 데 대하여서는 직위 여하를 막론하고 법적 책임을 질 것’이라고 엄포까지 놓았다.
아울러 “각급 당 및 근로단체조직들을 각성시켜 부르주아 날라리풍 전파를 반당적, 반인민적, 반사회주의적 행위로 규정하고 이를 뿌리빼(뽑)기 위한 전당적인 투쟁을 더욱 강도높이 벌려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특히 “법 기관들에서는 법적 투쟁의 강도를 높여 정치·문화생활전반에서 사회주의적 미풍이 철저히 고수”할 데 대한 과업도 제시됐다.
한국 영화나 드라마, 노래 등 한국 문화가 반동사상 문화이면, 개인 신격화, 신조화로 개인 한 사람을 하느님처럼 숭배하는 북한 문화는 뭐라고 해야 할까?
북한 당국자들은 자기 신념 체계에 맞지 않는 것은 무시하고 맞는 것만 수용한다. 그들은 대중의 취미에 맞는 것은 한사코 경계하고 탄압하는 나쁜 경향이 있다. 세계적 수준의 한국 문화를 최고지도부만 향유하고 일반 주민들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말 그대로 언어도단(言語道斷)이다.
북한의 노동당 지도자는 본인들의 견해만 진리이고, 이를 실제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이 수용하고 있다는 어리석은 관점에서 벗어나야 한다.
또한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지도자 1인의 생각을 신의 계시라고 생각하며, 자기 지도자가 신이나 천재라고 믿는 사람들은 그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해 바보가 된다는 점이다. 아울러 변화의 흐름이 막힌 고정된 사회는 썩기 마련이라는 점도 역사는 증명하고 있다.
북한 당국자들은 또 한류가 ‘우리 민족의 문화토양 위에 최신 유행을 잘 녹여내고 있다’는 세계적인 찬사를 받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할 것이다. 권력 유지를 위한 반민족적인 적대시 정책을 조속히 거둬들여야 한다. 그리고 주민들의 사상·문화·경제활동의 자유를 보장하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