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경지역서 담배 밀무역 시도하던 보위원, 국경경비대 총격 받아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왼편에는 북한 신의주, 오른편에는 중국 단둥이 보인다. / 사진=데일리NK

북중 접경지역인 북한 평안북도 용천군에서 보위원이 몰래 담배를 밀수하려다 국경경비대의 총격을 받는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7일 데일리NK에 “지난달 말 용천군 국경에서 한 보위원이 자기가 속해있는 보위부 간부들을 뒤에 두고 암암리에 담배무역을 시도하다가 국경경비대의 총탄사격을 받았다”며 “이 일로 보위부와 국경경비대 사이에 암투가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신의주시 보위부 소속의 한 보위원은 도 보위부와 결탁하고 현지 국경경비대 보위지도원과도 이미 내통한 상태에서 지난달 하순 저녁 9시경 중국 대방과 접촉하기로 약속한 시각에 보트에 담배를 싣고 나갔다.

국경경비대 초소장이 없는 틈을 타서 밀수에 나선 것이었으나, 돌연 초소장이 나타나면서 담배 거래가 무산되고 말았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실제 국경경비대 초소장은 보트가 중국 쪽을 향해 가고 중국 쪽에서도 보트가 마중 나와 있는 상황을 보고 불법적인 활동임을 감지, 경비대원들에게 지시해 20여 발의 총격을 가했다는 전언이다. 국경경비대의 총격에 놀란 중국 측 보트가 황급히 달아나버리면서 결국 거래가 수포가 되고 말았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국경경비대가 현장을 잡고 보니 시 보위부의 보위원이었는데, 그는 초소장에게 ‘아는 처지에 좀 눈을 감아달라’고 사정했지만, 화가 난 초소장이 무자비하게 담배를 몰수하고 보위원도 체포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후 보위부가 사건에 개입해 국경경비대로부터 빼앗긴 담배를 도로 회수하고, 보위원도 자체적으로 처리하겠다고 데려가면서 보위부와 국경경비대 간 알력 다툼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과정에서 보위부는 이번 밀수는 국가적으로 필요한 밀수로, 중앙의 국가보위성이 승인한 일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국경경비대는 붙잡은 보위원과 회수한 담배를 순순히 내주긴 했지만, 보위부가 권력을 휘두르며 국경 방어 임무를 훼방 놓고 있다면서 자신들을 무시하고 제멋대로 행동하는 보위부를 가만 놔두지 않겠다고 이를 갈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사건은 함경북도 온성군의 4·25담배농장 일꾼들에게도 소문으로 전해졌는데, 이에 농장 일꾼들은 담배 수출에 대한 희망을 더욱 잃어가고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